가족관계 서류를 정리하거나 계약서를 쓰다 보면 나이를 어떻게 세는지가 걸려요. 일상에서는 아직도 세는 나이를 쓰거든요.
그런데 법은 어떨까요. 민법 조문에 세는 나이라는 말이 나올까요.
이번에 받은 민법 전문 어디에도 안 나와요. 대신 나이를 숫자로 못박은 자리가 딱 아홉 곳 있었어요.
이 글이 재는 자리를 먼저 못박을게요. 국가법령정보 공개 창구에서 「민법」 전문을 그대로 받아, 살아 있는 조문 1,116개를 전수로 훑었어요. 받은 민법의 시행일자는 2026년 3월 17일이에요. 판례는 보지 않았고, 민법과 행정기본법과 청소년 보호법 세 건 말고 다른 법령은 열지 않았어요. 옮긴 것은 조문에 적힌 문장까지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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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 1,116개는 이렇게 세었어요
먼저 분모부터 밝힐게요. 받은 응답에는 조문만 들어 있는 게 아니에요. 편과 장, 절의 제목도 같은 배열에 섞여 있어요. 그래서 세 단계로 걸렀어요.
| 단계 | 개수 |
|---|---|
| 응답에 담긴 조문단위 전체 | 1,337 |
| 그중 조문으로 표시된 것 | 1,193 |
| 그중 내용이 삭제인 것 | 77 |
| 남은 조문 | 1,116 |
「삭제」 77개는 전부 눈으로 확인했어요. 조문번호를 떼고 보면 77개가 모두 「삭제」로 시작해요.
거른 자리는 조문내용의 첫 줄이에요. 그래서 항이나 호만 삭제된 조문은 살아 있는 조문으로 남겨 뒀어요. 제826조와 제945조, 제974조, 제1009조, 제1112조가 그런 자리예요. 제1066조처럼 「문자의 삽입, 삭제 또는 변경」이라는 낱말로 쓰인 조문도 그대로 뒀고요.
이 글의 분모는 1,116이에요. 아래 숫자는 전부 이 분모 위에서 센 값이에요.
나이를 숫자로 적은 자리는 아홉 곳이에요
조문제목과 조문내용, 항과 호와 목을 전부 이어 붙인 다음 숫자 뒤에 「세」가 붙는 자리를 찾았어요. 1,116개 가운데 아홉 개 조문이 걸렸어요.
| 조문 | 제목 | 나이 |
|---|---|---|
| 제4조 | 성년 | 19세 |
| 제158조 | 나이의 계산과 표시 | 1세 |
| 제801조 | 약혼 나이 | 18세 |
| 제807조 | 혼인적령 | 18세 |
| 제819조 | 동의 없는 혼인의 취소청구권의 소멸 | 19세 |
| 제869조 | 입양의 의사표시 | 13세 |
| 제906조 | 파양 청구권자 | 13세 |
| 제908조의2 | 친양자 입양의 요건 등 | 13세 |
| 제1061조 | 유언적령 | 17세 |
아홉 조문 모두 조문시행일자가 2026년 3월 17일이라 지금 시행 중이에요.
표기를 바꿔 다시 찾아도 늘지 않았어요. 한자 「歲」가 든 조문 0개, 숫자에 「살」이 붙은 조문 0개, 한글 수사에 「세」가 붙은 조문 0개였어요. 그러니까 아홉이라는 숫자는 표기 방식 때문에 깎인 값이 아니에요.
혼인적령 18세가 실제 신고 창구에서 어떻게 걸리는지는 혼인신고 날짜에 따로 적어 뒀어요.
1세는 나이 요건이 아니에요
아홉 자리에서 나온 값은 1, 13, 17, 18, 19 다섯 개예요. 그런데 1세는 성격이 달라요.
제158조가 이렇게 적어요.
나이는 출생일을 산입하여 만(滿) 나이로 계산하고, 연수(年數)로 표시한다. 다만, 1세에 이르지 아니한 경우에는 월수(月數)로 표시할 수 있다.
여기서 1세는 무엇을 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라 나이를 적는 방법이에요. 돌이 안 된 아기는 연수 대신 개월 수로 적어도 된다는 뜻이거든요.
그래서 요건이 되는 나이 값은 13, 17, 18, 19 네 가지로 줄어요.
- 13세는 입양 승낙과 파양, 친양자 입양에서 아이 본인의 뜻이 들어오는 선이에요. 제869조와 제906조, 제908조의2가 13세 이상과 13세 미만을 갈라 놓아요.
- 17세는 유언적령이에요. 제1061조가 「17세에 달하지 못한 자는 유언을 하지 못한다」고 적어요.
- 18세는 약혼과 혼인이에요. 제801조와 제807조가 「18세가 된 사람은」으로 시작해요.
- 19세는 성년이에요. 제4조가 「사람은 19세로 성년에 이르게 된다」고 적어요.
나이의 기산점이 출생일이라서, 출생일 자체가 틀려 있으면 이 네 값이 전부 어긋나요. 등록부에 적힌 생년월일을 고치는 절차는 가족관계등록부 생년월일 정정에 정리해 뒀어요.

숫자보다 지위가 훨씬 많아요
숫자가 아홉 곳뿐이라고 해서 민법이 나이를 안 따진다는 뜻은 아니에요. 민법은 숫자 대신 지위를 써요.
| 낱말 | 조문 수 |
|---|---|
| 「미성년」이 든 조문 | 38 |
| 그중 「미성년자」가 든 조문 | 31 |
| 「성년후견」이나 「피성년후견인」이 든 조문 | 46 |
| 「성년」이 미성년·성년후견과 무관하게 든 조문 | 12 |
| 셋 중 하나라도 든 조문 | 71 |
여기서 조심할 게 하나 있어요. 「미성년자」라는 낱말 안에 이미 「성년」이 들어 있어요. 그래서 문자열로 「성년」만 세면 71이 나오는데, 그 71은 세 낱말의 합집합이지 성년 단독이 아니에요. 성년만 단독으로 든 조문은 12개예요.
정리하면 숫자 아홉 대 지위 일흔하나예요. 제4조가 성년을 「19세」로 못박아 두면, 그다음부터는 「미성년자」와 「성년」이라는 말로 처리해요.
다만 이 71에는 나이로 갈리지 않는 자리가 섞여 있어요. 성년후견은 나이가 아니라 사무를 처리할 능력으로 갈리거든요. 제9조제1항이 「질병, 장애, 노령, 그 밖의 사유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사람」이라고 적고, 나이 요건은 한 줄도 두지 않아요. 71개 가운데 성년후견에만 걸리고 미성년·성년에는 안 걸리는 조문이 25개예요.
그래서 나이에서 갈라져 나온 지위만 세면 46개예요. 그래도 숫자가 적힌 아홉 곳보다 훨씬 많아요. 나이가 걸리는 조문을 찾을 때 숫자만 뒤지면 거의 다 놓쳐요.
「연령」이라는 말은 조문에 한 자도 없어요
낱말도 세어 봤어요. 「나이」가 든 조문은 4개예요. 제158조와 제801조, 제817조, 제837조예요.
그런데 「연령」이 든 조문은 0개였어요. 응답 전체를 통틀어 「연령」은 딱 한 번 나오는데, 그 자리가 조문이 아니라 1958년 2월 22일 부칙이에요. 폐지 대상 법령을 나열하는 대목에 이렇게 적혀 있어요.
조선민사령 제1조의 규정에 의하여 의용된 민법, 민법시행법, 연령계산에관한법률
민법이 시행되면서 폐지된 법령 목록에 「연령계산에관한법률」이라는 법이 들어 있어요. 그러니까 지금 민법에서 「연령」을 찾으면 조문이 아니라 1958년 부칙의 폐지 목록 한 줄에서 멈추게 돼요.
사라진 숫자는 부칙에 남아 있어요
조문 말고 부칙까지 넣어서 다시 훑으면 나이 값이 두 개 더 나와요. 16세와 20세예요. 둘 다 살아 있는 조문에는 없고 부칙에만 있어요.
| 부칙 | 적혀 있는 나이 |
|---|---|
| 제3051호, 1977년 12월 31일 | 이 법 시행일전에 혼인한 자가 20세에 달한 때 |
| 제8720호, 2007년 12월 21일 제3조제3항 | 이 법 시행 당시 만 16세가 된 여자 |
옛 기준이 조문에서는 사라졌는데 경과규정에는 그대로 남아 있어요. 특히 2007년 부칙은 만 16세가 된 여자는 제801조와 제807조의 개정규정에도 불구하고 약혼 또는 혼인할 수 있다고 적어요. 약혼과 혼인 나이를 성별로 나눠 두던 자리가 여기 남아 있는 거예요.

2023년 6월 28일은 조문에 적힌 날짜가 아니에요
만 나이 이야기가 나오면 시행일부터 떠올리게 되죠. 그런데 그 날짜는 조문에도 부칙에도 숫자로 적혀 있지 않아요.
부칙 제19098호는 이 한 문장뿐이에요.
이 법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
공포일이 2022년 12월 27일이니까, 2023년 6월 28일은 여기서 계산해 나온 날짜예요. 법전을 열어 날짜를 찾으면 안 보이는 게 당연해요.
이 개정이 실제로 건드린 자리도 세어 봤어요. 응답에서 문자열 「2022.12.27」이 붙어 있는 살아 있는 조문은 6개예요. 제158조, 제801조, 제807조, 제817조, 제837조, 제1061조예요.
이 가운데 제801조와 제817조에는 「제목개정」 표시가 붙어 있어요. 지금 제목이 「약혼 나이」와 「나이위반 혼인 등의 취소청구권자」예요. 조문 안의 숫자만 손댄 게 아니라 제목에 쓰는 말까지 「나이」로 맞춘 개정이었어요.
제4조는 이 목록에 없어요. 제4조의 조문참고자료는 「전문개정 2011.3.7」이에요. 성년 19세는 이번 개정이 건드리지 않은 자리예요.
「이제 다 만 나이」는 아니에요
행정 쪽 기준은 행정기본법 제7조의2에 있어요. 이 조문의 조문시행일자는 2025년 3월 18일이라 지금 시행 중이에요. 원문 앞 문장이 이래요.
행정에 관한 나이는 다른 법령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출생일을 산입하여 만(滿) 나이로 계산하고, 연수(年數)로 표시한다.
뒤에는 민법 제158조와 똑같이 「다만, 1세에 이르지 아니한 경우에는 월수(月數)로 표시할 수 있다」는 단서가 이어져요.
「제외하고는」이라는 유보가 조문 안에 들어 있어요. 그러니 「이제 전부 만 나이」라고 말하면 조문보다 넓게 말하는 거예요.
예외의 실물이 있어요. 청소년 보호법 제2조제1호예요. 이 조문의 조문시행일자는 2026년 7월 1일이라 역시 시행 중이에요.
「청소년」이란 19세 미만인 사람을 말한다. 다만, 19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을 맞이한 사람은 제외한다.
뒷문장이 핵심이에요. 생일이 아직 안 왔어도 그해 1월 1일부터는 청소년에서 빠져요. 만 나이 그대로가 아니라 해가 바뀌는 순간으로 선을 옮겨 놓은 거예요.
다만 이런 예외가 몇 개인지는 세지 않았어요. 법령 본문검색에 구 단위 검색이 없어서 「연 나이」로 넣으면 낱말이 쪼개져 무관한 법령까지 딸려 와요. 개수는 주장하지 않을게요.
사주에서 쓰는 나이는 법이 정한 게 아니에요
한 가지만 끊어서 적어 둘게요. 이번에 연 세 법령, 그러니까 민법과 행정기본법과 청소년 보호법에는 사주나 세시 풍속에서 쓰는 나이 세는 방식이 적혀 있지 않았어요. 위에서 확인했듯 민법 조문에는 그 말 자체가 없어요. 다른 법령까지는 열지 않았으니 「어느 법에도 없다」로 넓히지는 않을게요.
그래서 상담이나 책마다 기준이 갈려요. 아홉수처럼 나이 세는 방식에 따라 해가 달라지는 이야기는 아홉수에 따로 적어 뒀어요. 어느 쪽이 맞다는 판단이 아니라, 법이 쓰는 기준과 관습이 쓰는 기준이 서로 다른 계통이라는 뜻이에요.
확인하지 못한 것
정직하게 적어 둘게요.
- 판례를 보지 않았어요. 세 법령의 조문과 부칙만 읽었어요.
- 연 나이를 쓰는 법령이 몇 개인지 세지 않았어요. 검색 방식의 한계 때문이에요.
- 민법, 행정기본법, 청소년 보호법 말고는 열지 않았어요. 「세는 나이」가 다른 법에 있는지 없는지는 이번 범위 밖이에요.
- 제7조의2의 「행정에 관한 나이」가 사법 관계에 어디까지 미치는지는 조문만으로 판단하지 않았어요.
- 아홉 조문의 구체적인 적용 요건을 다 풀지 않았어요. 나이 값이 적힌 자리를 세는 것이 이 글의 축이에요.
정리
세 줄로 줄이면 이래요.
첫째, 민법 조문에 「세는 나이」는 없어요. 받은 응답 한 건을 문자열로 찾은 결과가 0회예요.
둘째, 나이를 숫자로 적은 자리는 1,116개 중 아홉 곳이에요. 값은 13, 17, 18, 19 네 가지이고 1세는 표시 방법이에요.
셋째, 숫자보다 지위가 훨씬 많아요. 미성년과 성년, 성년후견으로 갈리는 조문이 71개이고, 그 가운데 나이에서 갈라져 나온 자리가 46개예요.
나이가 걸리는 문제를 만났다면 숫자가 적힌 아홉 조문부터 확인하고, 안 나오면 「미성년자」와 「성년」이라는 말을 찾아보세요. 그쪽에 답이 있을 확률이 훨씬 높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