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과 추석은 누구나 명절로 꼽아요. 그 아래로 몇 개를 더 붙이느냐에서 이야기가 갈리는데, 그때 자주 나오는 말이 사대명절이에요. 그런데 이 말이 옛 문헌에 그대로 있던 말인지가 궁금해져서, 한국고전번역원이 열어 둔 한국고전종합DB를 직접 검색해 낱말을 세어 봤어요.
결과부터 적을게요. 사대명절이라는 낱말은 이 DB 전체에서 딱 한 건이에요. 한자로 四大名節을 넣어도 한 건이고, 둘은 같은 기사예요. 게다가 그 한 건은 조선 사람이 쓴 본문이 아니라 1998년에 붙은 번역자의 주석 자리예요.
옛 문헌이 실제로 쓰는 낱말은 따로 있어요. 한자로 四名日, 우리말로 읽으면 사명일이에요. 이쪽은 199건이에요. 그런데 그 199건 가운데 넷을 풀어 적은 자리 열세 건을 열어 보면 이상한 게 보여요. 설과 단오와 추석 셋은 그 열세 건 모두에서 같은데, 남은 한 자리가 한식과 동지로 갈려요.
왜 갈리는지까지 문헌이 스스로 적어 뒀어요. 조선 사람들도 이 자리를 이미 헷갈려 했고, 16세기 사람 하나는 아예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글에 써 놓았어요.
잰 범위부터 적어 둘게요. 아래 숫자는 2026년 9월 16일 수요일 한국 시각에 한국고전종합DB 검색 창구와 국가법령정보센터 공개 창구에서 직접 받은 응답 안에서만 센 값이에요. 받은 시각은 두 갈래예요. 고전DB 쪽 숫자와 훈령 원문은 오후 2시 30분부터 50분 사이에 받았고, 법령 원문 가운데 천문법과 천문법 시행령과 공휴일 쪽 두 건은 같은 날 그 뒤에 받았어요. 같은 날 다른 사람이 스크립트를 새로 짜서 같은 숫자를 처음부터 다시 받아 대조했고, 두 사람 결과가 어긋난 자리는 이 글 안에 그대로 적어 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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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창구를 어떻게 열었는지부터 적을게요
숫자를 옮기기 전에 출처를 먼저 세워 둘게요. 이 글이 연 기관은 두 곳이고 창구는 넷이에요.
| 창구 | 기관 | 이 글이 쓴 쓰임 |
|---|---|---|
| 한국고전종합DB 검색 창구 | 한국고전번역원 | 낱말별 기사 건수와 발췌문 수집 |
| 한국고전종합DB 기사 노드 | 한국고전번역원 | 축자 인용과 역자 정보 확인 |
| 국가법령정보센터 행정규칙 원문 | 법제처 | 월력요항 훈령의 조문과 별표 |
| 국가법령정보센터 법령 원문 | 법제처 | 천문법과 시행령, 공휴일 법률과 대통령령 |
여기서 한 단계도 틀리면 안 되는 게 문서의 종류예요. 뒤에서 자세히 볼 문서의 정식 이름은 「월력요항 작성에 관한 규정」이고 종류는 훈령이에요. 정확히는 우주항공청 훈령 제66호이고 2026년 2월 2일에 발령되어 같은 날 시행됐어요. 이름 끝이 「규정」이라 대통령령처럼 읽히지만 아니에요. 이 글 뒤쪽에는 진짜 대통령령인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도 나오니까, 앞의 문서는 이제부터 이 훈령이라고만 부를게요.
이 훈령의 상위 근거도 같이 확인했어요. 「천문법」은 법률이고 그 제5조제3항이 우주항공청장에게 월력요항을 작성해 관보에 게재하라고 시켜요. 그 방법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라고 넘긴 자리가 「천문법 시행령」 제3조예요. 훈령 제1조가 이 둘을 근거로 들어요. 법률과 대통령령과 훈령이 한 줄로 이어져 있고, 이 글이 조문을 인용하는 문서는 맨 아래 칸인 훈령이에요.
검색 창구 쪽에도 함정이 하나 있었어요. 이 검색창은 질의 안의 공백을 AND로 읽어요. 구절검색이 아니에요. 확인하려고 순서를 바꿔 넣어 봤더니 건수가 그대로였고, 아무 관계 없는 낱말을 붙이니 0이 나왔고, 공백을 지워 붙여 쓰니 역시 0이 나왔어요. 그래서 「4대 명절」이나 「네 명절」처럼 공백이 들어간 질의는 아무 의미가 없어요. 이 글이 쓰는 숫자는 전부 띄어쓰기 없는 한 낱말 질의 결과예요.
사대명절은 한 건이고 사명일은 백아흔아홉 건이에요
낱말별로 센 값이에요. 검색 범위를 자료군으로 좁히지 않았으니 분모는 DB 전체예요.
| 질의한 낱말 | 잡힌 기사 수 |
|---|---|
四名日 | 199건 |
사명일 | 427건 |
四名節 | 16건 |
사명절 | 47건 |
四大名節 | 1건 |
사대명절 | 1건 |
사대명일 | 8건 |
四大名日 | 0건 |
俗節 | 1,296건 |
표를 위에서 아래로 읽으면 현대어로 익숙한 쪽일수록 건수가 적다는 게 바로 보여요. 사대명절은 한 건이고, 비슷한 말인 사대명일도 여덟 건뿐이에요. 한자를 바꾼 四大名日은 아예 0건이고요. 옛 문헌이 실제로 쓴 말은 사명일 쪽이에요.
여기서 반드시 짚고 갈 게 하나 있어요. 이 글이 쓰는 199라는 숫자는 한자 四名日로 질의한 값이에요. 한글로 사명일을 넣으면 427건이 나오는데, 이 검색창의 한글 질의는 음을 기준으로 잡아서 같은 소리의 다른 낱말이 섞여요. 실제로 한글 「대명절」로 질의하면 고산유고의 「對名節策」 같은 전혀 다른 글이 함께 잡히는 걸 확인했어요. 그러니 직접 검색해 보시면 427이 나올 텐데, 그건 어긋난 게 아니라 질의를 한글로 넣으셨기 때문이에요.
숫자를 읽는 방법도 미리 적어 둘게요. 여기 적힌 건수는 기사 단위 히트 수예요. 한 기사 안에 그 낱말이 몇 번 나왔는지를 센 값이 아니에요. 그리고 이 DB는 한문 원문과 국역을 따로 싣기 때문에 같은 텍스트가 두 번 잡힐 수 있어요. 실제로 성호전집과 명재유고는 국역 쪽과 원문 쪽이 따로 잡혔어요.
199건이 어느 책에서 나왔는지도 세어 봤어요
199행을 전부 받아 자료ID로 중복을 걷어내니 고유 기사는 198건이었어요. 중복은 한 건이에요. 그 198건을 간행 총서별로 묶으면 한국문집총간 82건, 승정원일기 38건, 고전번역서 29건, 일성록 21건, 조선왕조실록 10건, 고전원문 7건, 실록 신역 7건, 문집총간 속집 3건, 동현주의 1건이에요. 이 분포는 두 사람이 따로 세었는데 한 자리도 어긋나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 표를 「문집 쪽이 몇 퍼센트, 관청 기록이 몇 퍼센트」로 묶으면 틀려요. 간행 총서는 장르가 아니거든요. 「고전번역서」와 「고전원문」이라는 이름표 안에 만기요람과 연려실기술, 국조보감, 각사등록 같은 관찬 사서가 섞여 있어요. 사부분류로 확인한 것만 열두 건이었고, 동현주의 한 건은 이름만 보면 문집 같지만 실제로는 임금에게 올린 주의예요. 보정해도 문집과 예서 쪽이 절반을 조금 넘는 정도이지 처음 묶은 비율과는 달라요. 다만 이것도 열두 건까지만 사부분류로 확인한 결과라 방향만 말할 수 있고, 절반을 조금 넘는다는 것도 이 표본 안에서의 이야기예요.
그래서 이 절은 비율을 주장하는 대신 간행 총서를 장르로 읽으면 안 된다는 것까지만 적고 넘어갈게요. 처음 묶었던 비율은 이 글에서 뺐어요.
그 한 건은 조선 사람 글이 아니라 1998년 주석이에요
四大名節이 나오는 유일한 기사를 노드까지 직접 열어 봤어요. 자료ID는 ITKC_BT_0252A_0150_030_0030이고, 여헌집 속집 제2권의 「김겸가에게 답함」이에요. 저자는 장현광이고 16세기 후반부터 17세기 초를 산 사람이에요.
그런데 본문에 적힌 말은 사대명절이 아니에요. 본문은 네 명일이라고만 적어요. 사대명절이라는 네 글자는 그 아래 붙은 각주 안에만 있어요. 각주 축자는 이래요.
네 명일(名日) 정조(正朝)ㆍ한식(寒食)ㆍ단오(端午)ㆍ추석(秋夕)의 사대 명절(四大名節)을 이른다.
그 페이지 맨 아래에는 저작권 표시가 붙어 있고 역자는 성백효, 간행년은 1998년이에요. 그러니까 이 DB 안에서 사대명절이라는 낱말이 놓인 자리는 조선 사람의 문장이 아니라 20세기 번역자가 독자를 위해 붙여 준 설명 칸이에요.
한 가지만 덧붙일게요. 이건 사대명절이 틀린 말이라는 뜻이 아니에요. 국어사전에도 있고 지금도 멀쩡히 쓰는 말이에요. 이 글이 보여 드리는 건 그 낱말이 옛 문헌 본문에서는 거의 안 보인다는 데까지이고, 오늘 쓰는 말을 고쳐 쓰시라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셋은 늘 같고 네 번째만 갈려요
이제 본론이에요. 199건 안에서 사명일이 무엇인지를 실제로 풀어 적은 자리를 골라 축자를 옮겨 왔어요. 아래는 모두 열세 건인데, 검증한 깊이가 서로 달라요. 그 가운데 여섯 건은 두 사람이 기사 노드까지 따로 열어 서명과 권차, 저자를 대조했고, 나머지 일곱 건은 검색 결과의 자료ID와 발췌문까지만 확인했어요.
표를 보시기 전에 범위를 하나 못 박아 둘게요. 열세 건 가운데 조선 시대 원문이 넷을 직접 나열한 것은 율곡전서와 일성록 둘이고, 그 둘은 다 한식형이에요. 나머지 열한 건은 20세기 이후 역자가 붙인 주석이거나 본문 사이에 끼워 넣은 역자 괄호주예요. 동지형 일곱 건은 전부 그쪽이라, 이 글이 확인한 범위에서는 동지형을 적은 조선 원문을 찾지 못했어요.
바로 앞 절에서 사대명절 한 건을 두고 조선 사람이 쓴 본문이 아니라 1998년 번역자의 주석 자리라고 깎았는데, 같은 잣대를 이 표에도 대야 공평해요. 그래서 아래 두 표에는 이 나열을 적은 사람 칸을 따로 두고 역자 이름과 간행년까지 적었어요. 역자 정보는 각 기사 노드 아래쪽의 저작권 표시에서 그대로 옮긴 거예요.
먼저 네 번째 자리에 한식을 넣은 쪽이에요.
| 문헌 | 원문 저자 | 이 나열을 적은 사람 | 넷을 적은 축자 |
|---|---|---|---|
| 율곡전서 권27 「묘제의」 한문 원문 | 이이 | 조선 원문 그대로 | 墓祭。依俗制。行于四名日。正朝,寒食,端午,秋夕。 |
| 일성록 정조대 옥산대빈방 기사 국역 본문 | 관찬 | 조선 원문의 본문 (전현미 역 1999) | 정조, 한식, 단오, 추석의 사명일 |
| 미호집 제12권 역주 | 김원행 | 역주 (김광태 역 2013) | 사명일, 즉 설날과 한식과 단오와 추석 |
| 상변통고 「생신제」 역주 | 유장원 | 역주 (한국고전의례연구회 공역 2009) | 정월초하루와 한식과 단오와 추석 |
| 성호전집 역주 | 이익 | 역주 (양기정 역 2013) | 정단, 한식, 단오, 중추절 |
| 여헌집 속집 역주 | 장현광 | 역주 (성백효 역 1998) | 정조와 한식과 단오와 추석 |
다음은 네 번째 자리에 동지를 넣은 쪽이에요. 일곱 행이 전부 역자 쪽이에요.
| 문헌 | 원문 저자 | 이 나열을 적은 사람 | 넷을 적은 축자 |
|---|---|---|---|
| 사계전서 제41권 「묘제」 역주 | 김장생 | 역주 (정선용 역 2005) | 사명절과 같은 말로, 설, 단오, 추석, 동지를 말한다 |
| 승정원일기 영조대 역주 | 관찬 | 역주 (오덕훈 역 2015) | 사명일 설, 단오, 추석, 동지를 말한다 |
| 승정원일기 인조대 역자 괄호주 | 관찬 | 역자 괄호주 (김혜경 역 2009) | 사명일 설과 단오와 추석과 동지 |
| 택당집 「몇 가지 일에 대한 유계」 역자 괄호주 | 이식 | 역자 괄호주 (이상현 역 2001) | 사명일 설과 단오와 추석과 동지 |
| 창계집 「현강께 답함」 역자 괄호주 | 임영 | 역자 괄호주 (권헌준 역 2015) | 사명일 원조, 단오, 추석, 동지 |
| 만기요람 「판적사」 역주 | 관찬 | 역주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역 1971) | 한 해의 네 명일 즉, 원조와 단오와 추석과 동지 |
| 각사등록 「입마청절목」 역자 괄호주 | 관찬 | 역자 괄호주 (김상환 역 2017) | 사명일제 설과 단오와 추석과 동지에 지내는 제사 |
두 표를 나란히 놓으면 한눈에 보여요. 설과 단오와 추석 세 자리는 열세 건 모두에서 같아요. 이름을 정조라 쓰든 원조라 쓰든 설날이라 쓰든 가리키는 날은 같고, 추석을 중추절로 쓴 자리가 하나 있을 뿐이에요. 오직 네 번째 자리만 한식과 동지로 갈려요.
다만 갈리는 두 쪽의 증거 무게가 같지는 않아요. 한식 쪽에는 조선 원문 둘이 버티고 있고, 동지 쪽은 역자가 적은 자리뿐이에요. 그러니 이 표에서 읽어야 할 것은 「조선 시대에 두 관행이 반반이었다」가 아니라 「넷을 풀어 적어야 했던 자리마다 네 번째 칸이 흔들렸고, 그 흔들림을 현대 역자들도 그대로 물려받았다」는 쪽이에요.
네 번째 자리에 다른 날이 오는 경우가 있는지도 찾아봤어요. 四名日과 함께 검색되는 다른 명절 낱말을 훑으니 납이 13건, 상원이 10건, 유두가 7건, 중양과 칠석이 각각 다섯 건과 네 건이었어요. 한식 51건과 동지 27건에 견줄 상대가 없어요. 갈리는 자리는 한 곳뿐이라는 게 이 반증 시도를 견뎠어요. 다만 이건 같은 기사에 함께 잡히느냐만 센 값이라 네 번째 자리를 직접 확인한 게 아니에요. 넷을 실제로 나열한 자리는 앞의 열세 건뿐이고, 바로 다음 절에서 이 한계를 한 번 더 적어 둘게요.
어느 쪽이 더 많은지도 세어 봤어요
같은 기사 안에 두 낱말이 함께 잡히는지를 AND 검색으로 세었어요. 분모는 199건이에요.
| 어떻게 셌나 | 건수 |
|---|---|
| 한식이 같이 나오는 기사 | 51건 |
| 동지가 같이 나오는 기사 | 27건 |
| 둘 다 나오는 기사 | 17건 |
| 한식만 나오는 기사 | 34건 |
| 동지만 나오는 기사 | 10건 |
| 어느 쪽도 안 나오는 기사 | 138건 |
숫자를 말로 바꿀 때 기준을 붙여야 해요. 같이 나오는 쪽으로 세면 51 대 27이니까 1.9배예요. 한쪽만 나오는 배타 기준으로 세면 34와 10이 되고요. 이 글은 앞쪽 기준을 대표값으로 쓸게요. 같은 표를 놓고도 어느 칸을 골랐느냐에 따라 배수가 달라지니까, 배수만 옮겨 적으면 금세 어긋나요.
여기에 큰 한계가 하나 있어요. 이 51과 27은 같은 기사 안에 두 낱말이 있다는 뜻이지, 그 기사가 넷을 나열했다는 뜻이 아니에요. 그래서 발췌문 안에서 실제로 넷 이상을 나열한 구절만 따로 골라 보기도 했어요. 그런데 이 대목은 두 사람 결과가 달랐어요. 동지형 여덟 편과 양쪽이 다 실린 두 편은 같았는데, 한식형만 열일곱과 열여덟로 한 편 갈렸어요. 발췌문을 잡는 창 크기와 이형태 목록 같은 설정에 값이 달라붙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이 숫자는 한식형이 스무 편 안팎이라는 정도로만 적을게요. 그리고 이 분류 자체가 하한이에요. 발췌문은 잘려서 오기 때문에 전문을 다 읽고 센 값이 아니거든요. 이 글에서 가장 단단한 근거는 이 통계가 아니라 앞의 축자 인용이에요. 그중에서도 기사 노드까지 두 번 열어 본 여섯 건이 제일 단단하고요.

왜 갈리는지를 문헌이 스스로 적어 뒀어요
여기가 이 조사에서 제일 재미있는 자리예요. 갈리는 까닭을 우리가 추측할 필요가 없어요. 조선 사람들이 이미 적어 놨어요.
박세채의 남계집 속집 제14권 「답신운경문」에 이런 구절이 있어요.
至於四名日出於五禮儀俗節 正朝,寒食,端午,秋夕,冬至,臘。
풀면 사명일은 「오례의」의 속절에서 나왔다는 말이고, 그 속절로 여섯을 적어요. 정조, 한식, 단오, 추석, 동지, 납이에요. 여섯 가운데 넷을 고르면 되니까, 고르는 방식이 둘이면 넷도 둘이 돼요. 갈리는 자리가 왜 하나뿐인지도 여기서 설명돼요. 설과 단오와 추석은 어느 쪽으로 골라도 남고, 마지막 한 칸을 한식으로 채우느냐 동지로 채우느냐만 남거든요. 이 여섯에 이름이 없는 음력 9월 9일 중양절은 중양절 날짜와 풍습을 정리한 글에서 따로 다뤘어요.
속절이 몇이었는지는 문헌마다 또 조금씩 달라요. 경모궁의궤 제2권의 「시일」에는 속절이 다섯으로 적혀 있어요. 한문 원문 축자가 이래요.
○朔望○俗節:正朝,寒食,端午,秋夕,冬至。
납일이 빠졌는데, 같은 책의 다른 자리가 납일은 오향제로 따로 지낸다고 적어요. 같은 목록에서 한 칸이 다른 제사로 옮겨 간 셈이에요. 이 축자는 국역 쪽에도 있고 한문 원문 쪽에도 있어서 두 곳에서 같이 확인했어요.
그리고 이 헷갈림이 최근에 생긴 게 아니라는 증거가 하나 더 있어요. 심수경은 1516년에 나서 1599년에 죽은 사람인데, 그의 견한잡록에 이런 문장이 있어요.
五禮儀內正朝端午秋夕祭於祠堂。寒食則闕之。而國俗並爲墓祭。亦未知其何以也。
풀면 「오례의」의 사당 제사에는 정조와 단오와 추석만 있고 한식은 빠져 있는데, 그런데 나라 풍속은 한식까지 넣어 넷으로 묘제를 지낸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는 말이에요. 같은 글 앞쪽에서는 사명일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도 모르겠다고 적어요. 16세기 사람이 이미 이 자리를 물음표로 남겨 뒀다는 뜻이에요.
다만 여기서 선을 하나 그어 둘게요. 이 글은 「국조오례의」 원문을 직접 열지 못했어요. 속절이 여섯이라거나 한식이 빠져 있다는 것은 남계집과 견한잡록이 「오례의」를 그렇게 인용했다는 데까지만 확인한 거예요. 그래서 이 글은 「오례의에 이렇게 적혀 있다」고 쓰지 않고 「남계집이 이렇게 적었다」로만 썼어요.
한식이 왜 절기가 아닌지, 삼복이나 단오와는 어떻게 다른지가 궁금하시면 24절기와 잡절의 차이를 정리한 글에 그 갈래를 따로 적어 뒀어요. 그 글은 절기냐 잡절이냐를 설명하는 쪽이고, 이 글은 넷에 무엇이 들어가느냐가 문헌마다 갈린다는 실측이라 각도가 달라요.
한식이 언제인지에 대한 옛 주석도 같이 봐 둘게요. 계산기정의 역주가 동지 날부터 105일이 한식이 된다고 적고, 동문선의 역주는 동지에서 한식날까지 꼭 105일이 되므로 한식을 백오절이라고도 한다고 적어요. 넷에서 갈리던 두 날이 여기서는 서로 기산점과 도착점으로 묶여 있어요.
지금 문서는 명절을 어떻게 적어 두었나요
그럼 오늘날 문서는 어떨까요. 달력에 적히는 날을 실제로 정해 두는 문서가 바로 앞에서 말한 「월력요항 작성에 관한 규정」, 우주항공청 훈령 제66호예요.
먼저 이 문서의 성격을 정확히 적어야 해요. 이 훈령은 2026년 2월 2일에 제정되어 같은 날 시행됐어요. 제개정 구분이 제정이고, 같은 이름의 앞선 훈령이 있는지 제목 검색으로 확인했더니 현행과 연혁과 시행예정 모두 한 건씩이었어요. 법률과 대통령령과 자치법규 쪽으로 같은 이름을 넣으면 0건이고요. 선행 문서가 없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이 훈령을 두고 무엇을 바꿨다거나 무엇을 뺐다고 읽으면 안 돼요. 제개정 이유도 한국천문연구원 지침에 따라 작성 중인 월력요항에 우주항공청의 규정이 필요하다는 쪽이에요. 바꾼 문서가 아니라 하던 것을 적어 둔 문서예요.
제9조를 볼게요. 조문 제목이 중요해요. 「명절 등의 계산」이에요. 명절 목록을 나열하는 조문이 아니라 날짜를 어떻게 산출하는지를 적는 조문이라는 뜻이에요.
| 어느 항 | 기준 | 그 항에 적힌 날 |
|---|---|---|
| 제9조 제1항 | 음력 날짜 | 설날, 추석, 정월대보름, 단오날, 칠석날 다섯 |
| 제9조 제2항 | 24기 | 한식, 초복, 중복, 말복 넷 |
제2항 본문 축자가 명절 및 세시풍속 기념일은 24기를 기준으로 정한다예요. 여기서 조심할 게 있어요. 이 훈령은 넷 가운데 어느 것이 명절이고 어느 것이 세시풍속 기념일인지 말하지 않아요. 그러니 다섯과 넷을 더해 아홉 개 명절이라고 세면 문서에 없는 말을 만드는 거예요. 이 글도 음력 기준 다섯과 24기 기준 넷으로만 적을게요.
한식이 놓인 자리 축자는 이래요.
한식은 전년 동지 이튿날부터 105일째 되는 날로 정한다.
앞에서 본 옛 주석과 계산 방식이 거의 같아요. 다만 말이 조금 달라요. 훈령은 전년 동지 이튿날부터라고 쓰고, 옛 주석은 동지 날부터라고 써요. 옛 주석이 첫날을 포함해 세는 방식일 수도 있어서 실제 달력 날짜가 하루 어긋나는지는 이번에 대조하지 않았어요. 그러니 하루 차이가 난다고 단정하지 않을게요.
동지는 이 훈령의 다른 자리에 있어요
그럼 동지는 어디에 있을까요. 제9조 안에는 동지가 들어 있지 않아요. 대신 같은 훈령의 다른 자리에 세 번 나와요.
| 나오는 자리 | 어떤 쓰임 |
|---|---|
| 별표 제1호 24기와 음력월 | 음력 11월의 중기 |
| 제3조 제4호 | 전년 동지가 있는 달을 11월로 삼는 기준점 |
| 제9조 제2항 제1호 | 한식을 세는 기산점 |
별표 제1호의 해당 부분만 옮기면 이래요.
| 음력월 | 절기 | 중기 |
|---|---|---|
| 10월 | 입동 | 소설 |
| 11월 | 대설 | 동지 |
| 12월 | 소한 | 대한 |
동지는 중기이고 음력 11월에 배당돼요. 그러니 이 훈령에서 동지의 자리는 명절 계산 조문이 아니라 24기 표 쪽이에요. 산출식이 따로 필요한 날을 적는 조문에 동지가 없는 건, 동지가 이미 24기 표에서 확정되기 때문으로 읽는 게 맞아요.
같은 훈령의 제3조와 제4조가 초하루와 윤달과 간지를 어떻게 정하는지는 일진과 윤달이 정해지는 조문을 정리한 글에 따로 적어 뒀어요. 이 글이 여는 자리는 제9조와 별표 제1호라 겹치지 않아요.
이 훈령에는 사명일이라는 낱말이 없어요
낱말도 세어 봤어요. 범위는 조문 12개와 별표 3개, 부칙 1개 전체예요.
| 낱말 | 이 훈령 안 등장 횟수 |
|---|---|
| 사명일 | 0회 |
| 사대명절 | 0회 |
| 속절 | 0회 |
| 동지 | 3회 |
| 한식 | 1회 |
| 명절 | 3회 |
| 24기 | 4회 |
옛 문헌을 199건이나 채운 사명일이라는 낱말이 지금 문서에는 한 번도 안 나와요. 속절도 마찬가지고요. 다만 이 0회는 이 훈령 한 건 안에서의 0회예요. 다른 법령이나 고시까지 센 게 아니에요.
그럼 우리 법에서 명절 휴일을 실제로 정하는 자리는 어디일까요. 여기도 층이 둘이에요. 명절 공휴일을 정하는 자리는 「공휴일에 관한 법률」이라는 법률의 제2조예요. 그 제3호가 설날 전날과 설날과 설날 다음 날을, 제7호가 추석 전날과 추석과 추석 다음 날을 직접 지정해요. 그리고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은 그 법률과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관공서 쪽을 정한 대통령령이에요. 대통령령 제1조 축자가 이걸 그대로 적어요.
이 영은 「국가공무원법」 및 「공휴일에 관한 법률」에 따라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다.
그러니 앞에서 법률과 대통령령과 훈령을 한 줄로 세워 둔 것처럼, 공휴일 쪽도 법률이 위이고 대통령령이 그 아래예요. 이름이 「규정」이라고 해서 대통령령이 맨 위인 게 아니에요.
두 문서를 열어 낱말도 세어 봤어요. 대통령령 제2조에는 설날이 전날과 당일과 다음 날 세 날로, 추석도 전날과 당일과 다음 날 세 날로 들어 있고, 음력을 기준으로 잡는 날로는 부처님 오신 날이 하나 더 있어요. 그런데 명절이라는 낱말 자체는 0회였어요. 동지와 한식과 단오와 칠석도 각각 0회였고요. 위층인 법률 쪽도 같았어요. 사명일 넷 중 셋이 여기서도 이름이 없는 셈이에요.
옛 사명일이 대체로 묘제와 제사를 지내는 날이었다는 점도 같이 보시면 좋아요. 오늘날 제사 대상 범위를 정한 문서는 또 다른 계통이라서, 그 이야기는 기제사 대상 범위를 정리한 글에 따로 적어 뒀어요. 명절의 날짜를 정하는 문서와 제사의 대상을 정하는 문서가 서로 다른 계통이라는 것만 기억해 두시면 돼요.

확인하지 못한 것
정직하게 적어 둘게요. 아래는 이 조사가 재지 않은 것들이에요.
- 「국조오례의」 원문을 직접 열지 못했어요. 속절 여섯과 한식이 빠져 있다는 내용은 남계집과 견한잡록이 인용한 범위까지만 확인했어요.
- 한식 기산점이 하루 어긋나는지 확정하지 못했어요. 훈령의 이튿날부터와 옛 주석의 동지 날부터를 실제 달력으로 대조하지 않았어요.
- 한국천문연구원의 음양력 변환 자료를 쓰지 않았어요. 한식과 동지의 실제 날짜를 해마다 뽑아 맞춰 본 적이 없어요.
- 국립민속박물관의 한국세시풍속사전을 열지 못했어요. 그래서 민속 사전이 무엇이라 적었는지를 근거로 든 문장은 이 글에 한 줄도 없어요.
- 별표에 보이는 일부 한자 표기를 관보 원본과 대조하지 않았어요. 표준 표기와 다르게 온 글자가 있는데 전송 과정의 이체자일 수 있어 본문에 옮기지 않았어요.
- 발췌문 분류 스물몇 건은 하한이에요. 발췌문이 잘려 오기 때문에 199건 전문을 다 읽고 센 값이 아니에요.
- 198건을 전부 사부분류로 확인하지 않았어요. 간행 총서를 장르로 읽으면 안 된다는 것은 열두 건까지 확인한 결과예요.
- 동지형을 적은 조선 원문은 찾지 못했어요. 넷을 풀어 적은 자리 열세 건 가운데 조선 원문은 한식형 둘뿐이었고, 199건 전문을 다 읽고 찾아본 게 아니라 이 열세 건 안에서의 이야기예요.
- 검색 건수는 기사 단위예요. 낱말이 몇 번 나왔는지는 세지 않았어요.
- 어느 명절을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 언제가 좋은 날인지는 이 글의 범위 밖이에요. 이 글이 한 일은 문서에 적힌 낱말과 숫자를 센 것까지예요.
정리
네 줄로 줄이면 이래요.
첫째, 사대명절은 한국고전종합DB 전체에서 한 건이에요. 한자로 넣어도 한글로 넣어도 같은 한 기사이고, 그마저 1998년 국역본의 역자 주석 자리예요. 비슷한 말인 사대명일도 여덟 건뿐이고요. 옛 문헌이 쓴 말은 사명일이고 이쪽이 199건이에요.
둘째, 사명일 넷 가운데 셋은 늘 같아요. 설과 단오와 추석은 축자 열세 건에서 예외 없이 같았어요. 네 번째 자리만 한식과 동지로 갈리고, 같이 나오는 기사 수로 세면 51 대 27이라 1.9배예요. 다만 그 열세 건 가운데 조선 원문은 율곡전서와 일성록 둘뿐이고, 나머지 열한 건과 동지형 일곱 건 전부는 20세기 이후 역자가 적은 주석이거나 괄호주예요.
셋째, 갈리는 까닭은 문헌 안에 적혀 있어요. 사명일은 「오례의」의 속절에서 나왔고 그 속절이 여섯이었어요. 여섯에서 넷을 고르는 방식이 둘이니 넷도 둘이 된 거예요. 심수경은 16세기에 이미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적어 뒀고요.
넷째, 지금 훈령에는 사명일이라는 낱말이 없어요. 월력요항 작성에 관한 훈령은 음력 기준 다섯과 24기 기준 넷을 적고, 한식은 전년 동지 이튿날부터 105일째로 계산해요. 동지는 제9조가 아니라 별표 제1호의 중기 자리에 있어요.
같은 방식으로 다른 낱말을 세어 본 기록도 있어요. 국사편찬위원회의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에서 한자 宮合을 세어 보니 실록은 여덟 건인데 그 여덟 건이 전부 혼인과 무관했고, 승정원일기는 예순 건인데 혼인 궁합은 여섯 건뿐이었어요. 그 이야기는 실록과 승정원일기에서 궁합을 세어 본 글에 따로 적어 뒀어요. 낱말을 세면 통설이 흔들린다는 점은 같고, 그 글은 관찬 사료 쪽이라 창구가 달라요.
명절이 몇 개냐는 물음에 한 줄로 답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 있어요. 묻는 사람이 어느 문서를 염두에 두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지거든요. 집안 이야기가 갈릴 때도 마찬가지예요. 어느 쪽이 맞는지를 다투기 전에 어느 문헌이 그렇게 적었는지를 한 번 확인해 두면 그다음 이야기가 훨씬 수월해져요. 조선 사람들도 이 자리에서 똑같이 갈렸다는 걸 알고 나면 더 그렇고요.
확인한 자료: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검색 창구와 기사 노드. 인용한 기사는 여헌집 속집 제2권, 율곡전서 권27 「묘제의」, 일성록 정조대 옥산대빈방 기사, 미호집 제12권, 상변통고 「생신제」, 성호전집, 사계전서 제41권 「묘제」, 승정원일기 인조대와 영조대, 택당집, 창계집, 만기요람 「판적사」, 각사등록 「입마청절목」, 남계집 속집 제14권 「답신운경문」, 경모궁의궤 제2권 「시일」과 「제향 식례」, 견한잡록, 계산기정, 동문선이에요. 법령 쪽은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으로 「월력요항 작성에 관한 규정」(우주항공청 훈령 제66호, 제정·시행 2026년 2월 2일) 제2조와 제3조와 제9조 및 별표 제1호와 부칙, 「천문법」 제5조제3항, 「천문법 시행령」 제3조, 「공휴일에 관한 법률」 제2조,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제1조와 제2조를 열었어요. 받은 시각은 두 갈래예요. 고전DB 쪽 숫자와 훈령 원문은 2026년 9월 16일 오후 2시 30분부터 50분 사이 한국 시각에 받았고, 법령 원문 가운데 천문법과 천문법 시행령과 공휴일 쪽 두 건은 같은 날 그 뒤에 받았어요. 같은 날 같은 항목을 별도 스크립트로 한 번 더 받아 대조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