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기록으로 보면 이사 때 밥솥을 먼저 들이는 이유는 밥솥을 생명과 이어진 살림으로 여겼기 때문이에요.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이사' 항목은 「이사를 와서 큰방에 밥솥을 먼저 들여놓는다」고 적고, 그 까닭을 「밥솥은 생명과 직접 관계가 있는 것이니 우대하였음은 물론이고, 밥솥에 가득찬 밥은 풍년을 가져온다고 생각하였다」로 풀었어요. 국립민속박물관 한국의식주생활사전 '입택고사' 항목도 이사해서 집 안으로 들어가면 안방에 먼저 밥솥을 들여놓는다고 하고, 「밥솥은 생명줄이므로 풍성한 삶을 보장 받기 위함」이라고 적었어요. 두 사전 모두 밥솥을 들이는 곳을 부엌이 아니라 큰방, 안방으로 썼어요.
다만 이사 때 먼저 들인다고 적힌 것이 밥솥 하나만은 아니에요. 이 두 사전과 이웃 항목들을 끝까지 읽으면 소금 자루를 맨 먼저 들인다는 기록, 화로가 가장 먼저 들이는 살림살이라는 기록, 사람보다 먼저 요강을 담은 솥을 들인다는 기록, 새집 부뚜막에 솥부터 건다는 기록이 따로따로 있어요. 이 글은 이 기록들을 하나의 순서로 합치지 않고, 어느 사전이 무엇을 먼저라고 했는지 나눠서 적을게요. 사전이 적은 것은 옛 믿음과 그 까닭이에요. 이렇게 하면 복이 온다는 이야기는 이 글에 없어요.
이번에 연 자료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이사' 항목, 국립민속박물관 한국의식주생활사전의 '입택고사', '이사', '솥', '화로', '밥솥' 항목, 한국민속신앙사전의 '입택고사', '솥' 항목,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의 밥솥, 요강, 화로, 집들이 뜻풀이예요. 모두 2026년 10월 12일 오전에 원문을 받아 읽었어요.
이사 밥솥 먼저, 두 사전이 적은 이유
밥솥을 먼저 들인다고 적은 곳은 이번에 읽은 자료 가운데 두 항목이에요.
| 사전 항목 | 밥솥을 어디에 | 사전이 적은 이유 |
|---|---|---|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이사' | 이사를 와서 큰방에 먼저 | 밥솥은 생명과 직접 관계가 있어 우대했고, 밥솥에 가득 찬 밥은 풍년을 가져온다고 생각 |
| 한국의식주생활사전 '입택고사' | 집 안으로 들어가면 안방에 먼저 | 밥솥은 생명줄이므로 풍성한 삶을 보장받기 위함 |
두 항목이 고른 낱말은 조금 달라요. 백과사전은 생명과 직접 관계, 풍년을 들었고, 의식주생활사전은 생명줄, 풍성한 삶을 들었어요. 밥을 짓는 그릇이 곧 먹고 사는 일과 이어진다는 생각은 같아요. 표준국어대사전 검색 결과 화면의 밥솥 뜻풀이는 「밥을 짓는 솥」 한 줄이에요.
백과사전 '이사' 항목에는 밥솥과 나란히 쌀 이야기도 있어요. 이사 때 풍속 ③번은 「밥그릇에 쌀을 담고 가운데 촛불을 켜서 요강 안에다 넣고 이사간 집의 방 가운데에다 둔다」예요. 쌀은 풍년을 빌고, 촛불은 가운(家運)의 융성을 비는 뜻이라고 했어요. 밥솥에 쌀을 담아 들이라는 문장은 이번에 읽은 항목들에서는 찾지 못했어요. 백과사전 '이사' 항목에서 쌀이 나오는 자리는 이 밥그릇과, 이사 들어갈 집 곳곳에 볶아서 뿌리는 쌀·보리·밀·콩·팥이에요. 빈손으로 들어가지 않고 들고 들어간다는 것은 쌀이 아니라 돈이나 곡식, 베로 적혀 있어요. 의식주생활사전 '입택고사' 항목의 쌀은 이사 나가는 쪽 이야기예요. 살던 집에서 모시던 터주를 없앨 때 터주단지의 쌀을 덜어 밥을 지어 단지 앞에 두고 이사 가게 되었음을 고한다고 적었어요.
부뚜막에 솥부터 건다는 기록도 있어요
밥솥을 방에 먼저 들이는 것과 따로, 부엌 부뚜막에 솥을 거는 일을 이사의 첫머리로 친 기록이 있어요. 국립민속박물관 한국민속신앙사전 '솥' 항목은 솥을 주로 무쇠로 만들어 무쇠솥이라 하고, 부엌의 부뚜막에 걸고 음식을 조리하게 만든 그릇으로 설명해요. 기록 속 솥은 이렇게 평소 부뚜막에 걸어 두고 쓰던 솥이에요. 그래서 기록에는 이사 때 솥 안에 요강을 넣어 들고 가는 이야기와 새집 부뚜막에 솥을 거는 이야기가 함께 나와요.
같은 항목의 내용 단락은 이렇게 적었어요.
집을 새로 짓거나 이사할 때에도 가장 먼저 서두르는 일이 '솥을 거는 일'이었다. 길일을 택하여 솥을 걸고 그날 밤 그 집에서 자고 나면 설령 살림살이를 옮겨가지 않아도 이사한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이러한 관념은 최근까지도 남아 있다.
이 항목은 「'솥단지를 뗀다'고 하면 그 집안 전체가 다른 지역으로 이사감을 의미한다」는 말도 옮겼어요. 한국의식주생활사전 '솥' 항목도 같은 이야기를 해요. 솥은 살림살이를 상징하는 까닭에 집을 새로 짓거나 이사할 때 새집 부뚜막에 솥부터 걸어서 살림살이의 시작으로 삼았고, 좋은 날을 잡지 못해 미루는 경우에도 솥을 걸고 하룻밤 지내면 이사를 마친 것으로 여겼다고 적었어요. 부뚜막에서 솥을 떼어 내면 살림을 끝내는 것으로 삼았고, 함께 살던 둘째아들이 솥을 장만하는 것은 분가를 나타낸다고 했어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이사' 항목도 밥솥 대목 바로 뒤에 「새로 이사를 하면 솥 거는 일을 중요시하였고, 이것도 길일을 택하여 행하였다. 솥을 걸고 나면 이삿짐을 다 옮기지 않아도 이사를 한 것으로 쳤다」고 덧붙였어요. 세 항목이 모두 솥을 걸면 이사를 한 것으로 쳤다고 적은 셈이에요. 두 '솥' 항목은 거기에 밤을 지내는 조건을 붙였어요. 민속신앙사전은 「그날 밤 그 집에서 자고 나면」, 의식주생활사전은 「솥을 걸고 하룻밤 지내면」이라고 적었어요. 솥이 걸린 곳이 곧 사는 곳이라는 생각이 세 항목에 같이 들어 있어요.
세 항목 모두 날을 가리는 이야기도 함께 적었어요. 민속신앙사전 '솥' 항목은 장이나 대장간에서 사 온 솥을 부뚜막에 설치할 때 손 없는 날에 걸어야 하고, 길일에 걸지 않으면 동티가 나서 집안 식구가 아프다는 믿음을 옮겼어요. 표준국어대사전이 적은 손 없는 날을 음력으로 세어 본 결과는 손 없는 날을 음력으로 세어 본 글에 따로 정리해 두었어요.
기록마다 먼저 들이는 것이 달라요
이번에 읽은 항목에서 이사 들어갈 때 「먼저」, 「맨 먼저」, 「가장 먼저」로 적힌 물건과 사람을 모았어요. 기록이 붙인 지역이나 조건이 있으면 함께 적었어요. 대주의 운이 새집과 맞지 않을 때 운이 닿는 사람이 먼저 새집에서 자는 사례도 두 '입택고사' 항목에 있지만, 나이와 운을 따지는 이야기라 표에서 뺐어요.
| 먼저라고 적은 것 | 기록 | 기록이 적은 까닭 |
|---|---|---|
| 큰방에 밥솥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이사' | 생명과 직접 관계가 있고, 가득 찬 밥은 풍년을 가져온다 |
| 안방에 밥솥 | 한국의식주생활사전 '입택고사' | 밥솥은 생명줄, 풍성한 삶을 보장받으려고 |
| 새집 부뚜막에 솥 걸기 | 한국민속신앙사전 '솥', 한국의식주생활사전 '솥' | 솥은 살림살이의 상징, 솥을 걸면 이사한 것으로 쳤다 |
| 요강을 담은 솥, 사람보다 먼저 | 한국의식주생활사전 '입택고사' | 먹고 배설하는 것이 원활하기를, 요강은 부정을 억누르는 주력 |
| 소금 자루, 나갈 때 맨 나중이고 들어올 때 맨 먼저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이사', 한국의식주생활사전 '입택고사' | 백과사전은 새로 이사 온 집에 있을지 모르는 부정을 먼저 가시게 하려고, 입택고사는 집 밖에서 따라붙은 부정이나 액운을 소금으로 정화하려고 |
| 화로, 가장 먼저 들이는 살림살이 | 한국의식주생활사전 '이사' | 화로의 불이 꺼지는 것은 가문의 멸망, 불처럼 집안이 융성하기를 |
| 불씨 화로를 든 맏아들 | 한국의식주생활사전 '화로' (종가에서 분가할 때) | 불씨가 집안의 재운을 좌우한다고 믿었다 |
| 어른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이사', 한국의식주생활사전 '이사' | 가택신에 대한 예의, 아이를 보호하려는 뜻 |
| 마른 해삼과 볶은 잡곡 | 한국민속신앙사전 '입택고사' (경남 밀양 사례) | 가재도구를 들이기 전에 부정을 미리 막으려고 |
표를 나란히 놓으면 「먼저」가 가리키는 대상이 기록마다 달라요. 의식주생활사전 '입택고사'는 요강을 담은 솥을 사람보다 먼저 들인다고 했고, 백과사전은 이사해 들어갈 때 맨 처음 어른이 먼저 들어간다고 했어요. 의식주생활사전 '이사'는 가장 먼저 들이는 살림살이를 화로라고 했고, 소금 자루는 백과사전이 「맨 먼저」, 의식주생활사전 '입택고사'가 「가장 먼저」 들인다고 했어요. 백과사전 '이사' 항목 하나 안에서도 큰방에 밥솥을 먼저, 소금 자루를 맨 먼저, 어른이 맨 처음이라는 문장이 따로따로 있어요. 어느 항목도 이 여러 「먼저」를 한 줄의 순서로 정리하지 않았어요.
의식주생활사전 '입택고사' 항목이 그 까닭을 짐작하게 하는 문장을 남겼어요. 입택 때의 주술의례는 「개인의 비의秘儀로 베풀며, 지역성보다는 개별 양상을 띠기 때문에 대표 사례를 몇 가지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고 적었거든요. 집집마다 달랐던 풍속을 사전이 몇 가지씩 골라 적었으니, 먼저 들이는 것이 기록마다 다르게 남은 것으로 이 글은 읽었어요.
같은 맥락에서 한국민속신앙사전 '입택고사' 항목은 사람들이 입택고사를 흔히 「이사를 가면 먼저 고사부터 지내야 한다」는 말로 표현한다고 적었어요. 경기도 구리의 한 사례는 살던 집을 허물고 새로 지은 집에 살림이 들어가기 전에 먼저 '터주 앉히기'를 했다고 해요. 물건이 아니라 의례를 먼저라고 적은 기록도 있는 셈이에요. 집안의 신에게 지내는 고사가 어떤 의례인지는 상달 고사를 사전 기록으로 정리한 글에 있어요.
소금 자루는 맨 나중에 나오고 맨 먼저 들어가요
소금 자루는 두 사전이 나갈 때와 들어올 때의 순서를 모두 적은 물건이에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이사' 항목 ④번은 「이사갈 때 대문 앞에 소금을 뿌리거나 소금자루를 마지막에 가지고 나오고, 이사와서는 맨 먼저 가지고 들어간다」예요. 까닭도 둘로 나눠 적었어요. 맨 뒤에 가지고 나오는 것은 이사 떠나기 전 최후까지 흉액을 막으려는 것이고, 맨 먼저 들여놓는 것은 새로 이사 온 집에 있을지도 모르는 부정을 먼저 가시게 하려는 것이라고 했어요.
한국의식주생활사전 '입택고사' 항목은 「이사 나갈 때 가장 나중에 가지고 나왔다가 가장 먼저 집 안으로 들이는 것이 소금 자루」라고 같은 순서를 적고, 그 까닭을 집 밖이라는 공간으로 설명해요. 이사할 때 거치는 집 밖은 가신이 부재한 부정한 공간이라서, 혹여 따라붙은 부정이나 액운을 소금으로 정화하고자 했다는 거예요. 일부에서는 대문 앞에 소금 자루를 놓아 두고 그것이 없어지도록 소금을 밟고 지나다니기도 한다고 했어요.
소금은 다른 자리에도 나와요. 의식주생활사전 '이사' 항목은 대문 앞에 소금을 뿌려 집의 부정을 가시기도 한다고 했고, 백과사전 '이사' 항목은 바가지에 물을 떠서 고추·숯·소금을 넣고 이사 온 집의 부엌 바닥에 두는 사례를 들었어요. 한국민속신앙사전 '입택고사' 항목은 이사 액막이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로 팥과 소금을 섞어 집 여기저기에 한 움큼씩 집어 뿌리는 것을 꼽았어요. 이 글은 이것들을 사전이 옮긴 믿음으로 소개할 뿐이고, 소금이 실제로 무엇을 막아 준다고 말하지 않아요.
화로와 불씨, 연탄불과 가스레인지
한국의식주생활사전 '이사' 항목은 화로를 첫자리에 놓았어요. 이 항목에는 밥솥을 먼저 들인다는 문장이 없어요. 원문은 이래요.
집 안으로 가장 먼저 들이는 살림살이는 화로이다. 화로는 불씨를 보관하는 그릇이다. 화로의 불이 꺼지는 것은 가문의 멸망을 의미한다. 화로의 불처럼 집안이 융성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화로를 가장 먼저 들인다. 그 이후 연탄불, 가스레인지를 이사 갈 집에 먼저 설치하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표준국어대사전은 화로를 「숯불을 담아 놓는 그릇. 주로 불씨를 보존하거나 난방을 위하여 쓴다」로 풀었어요. 의식주생활사전 '이사'가 화로를 먼저 들이는 까닭으로 든 것도 그 불씨예요. 한국의식주생활사전의 '화로' 항목(박종민 집필)은 종가에서 분가할 때 맏아들이 불씨 화로를 들고 이사하는 새집에 먼저 들어간다고 적었어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이사' 항목도 불씨를 따로 적었어요. 이사 때 풍속 ⑦번은 「이사갈 때는 불씨를 꺼뜨리지 않고 꼭 살려서 가져간다」이고, 불을 재산신으로 여겨 불씨가 꺼지면 재산이 메말라 집안이 망하는 것으로 여겼다고 했어요. 항목 뒷부분에는 현대인의 이사에서도 이 생각을 이어받아 비록 연탄불이기는 하나 꺼뜨리지 않고 꼭 살려서 옮겨 갔다고 적었어요.
솥과 화로는 기록 안에서 서로 이어져 있어요. 민속신앙사전 '솥' 항목은 전근대사회의 일반 서민들에게 솥이 가족의 안녕과 길흉화복을 좌우하는 불씨와 동일시되었다고 하고, 불씨가 담긴 화로를 시어머니가 맏며느리에게 물려주듯 부뚜막 세 솥 가운데 중앙의 밥솥은 언제나 맏며느리가 관리했다고 적었어요. 밥솥을 먼저 들인다는 기록과 화로를 먼저 들인다는 기록은 고른 물건은 달라도, 밥과 불을 살림의 뿌리로 본 생각에서는 겹쳐요.
솥 안에 요강을 넣어 가는 까닭
솥 안에 요강을 넣어 간다는 풍속은 세 항목에 모두 나와요. 표준국어대사전은 요강을 「방에 두고 오줌을 누는 그릇. 놋쇠나 양은, 사기 따위로 작은 단지처럼 만든다」로 풀었어요.
| 기록 | 어떻게 적었나 | 기록이 적은 까닭 |
|---|---|---|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이사' ①번 | 솥 안에 요강을 넣어간다 | 솥과 요강은 인간의 기본적인 생리조건을 담당하는 기구이니 생활이 순탄하게 이어지기를, 요강은 부정을 억누르는 주력 |
| 한국의식주생활사전 '입택고사' | 사람보다 먼저 솥 안에 요강을 담아 들인다 | 먹고 배설하는 것이 원활하기를, 요강은 변소와 마찬가지로 부정을 억누르는 주력 |
| 한국의식주생활사전 '이사' | 솥 안에 요강을 넣어 가지고 간다 | 가족이 건강하게 살기를, 잘 먹고 배설을 잘하는 것은 건강 |
먹는 그릇과 배설하는 그릇을 한데 넣는다는 점은 세 항목이 같아요. 사람보다 먼저라는 순서를 붙인 것은 '입택고사' 한 항목이에요. 백과사전은 이 풍속을 「주술적인 의미가 크다」고 평했어요.
가져가지 않는 것, 나중에 들이는 것
먼저 들이는 것만큼 가져가지 않는 것도 두 사전이 나란히 적었어요.
| 물건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이사' | 한국의식주생활사전 '이사' |
|---|---|---|
| 찬밥 | 절대로 가지고 가지 않음. 찬밥은 가난을 의미 | 가져가서는 안 됨. 가난을 상징 |
| 식초 | 식초병을 가지고 가지 않음. 술이나 장이 쉬는 것은 집안이 망할 징조 | 가져가서는 안 됨. 맛이 쉬듯 집안이 망할 징조 |
| 비 | 가지고 가지 않음. 이사할 집의 복을 쓸어낼까 싶어 | 가져가서는 안 됨. 새집의 복을 쓸어낼 것이라 생각 |
| 맷돌 | 가져가지 않음. 이사한 뒤 밤중에 살짝 들여다놓기도 함 | 새집에서 어느 정도 생활한 뒤 가져옴 |
| 소 | 적지 않음 | 뿔 달린 소는 가신이 놀라 도망갈까 봐 나중에 데려옴 |
| 못 쓰는 물건, 쓰레기 | 그냥 두고 오고 방도 쓸지 않음 | 청소하지 않고 그냥 두고 옴 |
맷돌은 곡식을 부수는 도구라서 가난을 떠올리게 한다는 까닭이 두 사전에 같고, 언제 들이느냐만 달라요. 백과사전은 맷돌을 멧돌로 적었어요. 백과사전에는 이사할 때 그릇이나 거울을 깨뜨리지 않는다는 금기, 살던 집의 뒤쪽으로 이사 가지 않는다는 금기도 더 있어요.
전기밥솥 시대에는 어떻게 읽어야 하나요
기록 속 솥 이야기는 부뚜막에 거는 솥을 바탕에 두고 있어요. 한국의식주생활사전 '밥솥' 항목은 우리나라에서 1960년대 이전까지는 무쇠 가마솥에서 밥을 짓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1965년에 국내산 전기밥솥이 나와 1970년대와 1980년대를 거치며 일반 가정에 폭넓게 보급되었다고 적었어요. 그러니 솥을 걸면 이사한 것으로 쳤다는 기록을 지금의 전기밥솥에 그대로 옮겨 읽기는 어려워요.
이번에 읽은 이사 풍속 서술 가운데 현대의 설비를 직접 적은 곳은 두 군데였어요. 의식주생활사전 '이사' 항목이 연탄불과 가스레인지를 이사 갈 집에 먼저 설치하는 것을 화로와 같은 이치로 봤고, 백과사전 '이사' 항목이 연탄불을 꺼뜨리지 않고 옮겨 간 일을 적었어요. 이번에 읽은 항목 가운데 전기밥솥을 이사 때 먼저 들이라고 적은 곳은 없었어요.
풍속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기록끼리도 말이 조금 달라요. 의식주생활사전 '이사' 항목은 이삿짐센터가 이삿짐의 운반은 물론 정리까지 맡으면서 전통적인 이사 풍속은 자취를 감추었고, 손 없는 날 이사를 선호하고 집들이 선물을 챙기는 것은 여전히 지켜진다고 했어요. 민속신앙사전 '솥' 항목은 솥을 걸고 그날 밤 그 집에서 자고 나면 이사한 것으로 여기는 관념이 최근까지도 남아 있다고 했어요. 이사 날 전기밥솥을 어느 순서로 들일지는 집마다 정할 일이에요. 이 글은 그 순서와 운을 잇는 이야기를 하지 않아요.
기록을 읽을 때 짚어 둘 것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이사' 항목은 1995년에 배도식이 집필했고 최종수정은 2024년 10월 22일이에요. 화면에는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다는 안내가 붙어 있어요.
- 세 항목은 같은 논문을 참고했어요. 백과사전 '이사', 의식주생활사전 '이사', 의식주생활사전 '입택고사'는 모두 배도식의 「한국의 이사 풍속」(한국민속학 18, 1985)을 참고문헌에 올렸어요. 의식주생활사전 '이사'는 백과사전의 '이사' 항목까지 참고문헌에 넣었어요. 그래서 이 세 항목의 내용이 겹치는 것을 서로 다른 세 조사가 같은 결과를 냈다고 읽으면 안 돼요.
- 제주 신구간은 의식주생활사전의 '입택고사'와 '이사' 두 항목에 나와요. 대한 후 5일에서 입춘 전 3일 사이에 이사하는 풍속이고, '이사' 항목은 이때 집 안의 신들이 천상으로 올라가 비어 있다고 적었어요.
- 입택고사 항목의 성주운 이야기는 대주의 나이를 따지는 내용이라 이 글에서 다루지 않았어요.
이 글이 확인하지 않은 것
- 어느 지역에서 얼마나 널리 했는지는 쓰지 않았어요. 사례에 밀양, 구리, 가평, 안성, 용인, 제주 같은 지역 이름이 붙어 있지만 분포를 잰 수치는 이번에 읽은 항목에 없었어요.
- 국립민속박물관 검색은 제목만 찾아요. 이사, 입택, 솥, 밥솥, 요강, 화로, 소금, 집들이로 찾은 항목 가운데 이사와 닿는 것을 골라 읽었고, 본문에만 이사 풍속이 있는 다른 항목은 보지 못했을 수 있어요.
- 표준국어대사전의 집들이 뜻은 검색 결과 화면에 보인 첫째 뜻 「이사하여 새로운 집으로 옮겨 들어감」만 확인했어요. 입택과 입택고사는 표준국어대사전 검색 결과가 없었어요.
- 이사 날짜와 방위, 손 없는 날 계산은 이 글에서 다시 하지 않았어요.
- 밥솥이나 소금을 먼저 들이면 좋은 일이 생기는지 같은 운세나 길흉은 쓰지 않았어요.
정리하면
- 이사 밥솥 먼저의 이유를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이사'는 밥솥이 생명과 직접 관계가 있고 가득 찬 밥이 풍년을 가져온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적었어요. 들이는 곳은 큰방이에요.
- 국립민속박물관 한국의식주생활사전 '입택고사'는 안방에 먼저 밥솥을 들이고, 밥솥은 생명줄이라 풍성한 삶을 보장받으려는 것이라고 했어요.
- 부뚜막에 솥을 걸면 이사한 것으로 쳤다는 기록이 세 항목에 있어요. 그중 두 '솥' 항목은 솥을 건 뒤 밤을 지내는 조건을 붙였어요.
- 먼저 들이는 것은 기록마다 다르고, 한 기록 안에서도 여럿이에요. 소금 자루(나갈 때 맨 나중, 들어올 때 맨 먼저), 화로(가장 먼저 들이는 살림살이), 요강을 담은 솥(사람보다 먼저), 어른, 밀양 사례의 마른 해삼과 볶은 잡곡이 위 표의 기록들에 나뉘어 나와요.
- 찬밥, 식초, 비는 가져가지 않는다고 두 사전이 같이 적었어요. 맷돌은 두 사전 모두 이사 때 바로 들이지 않는 물건으로 적었고, 소를 나중에 데려온다는 것은 의식주생활사전 '이사'에만 있어요.
- 전기밥솥을 이사 때 먼저 들이라고 적은 항목은 이번에 읽은 자료에 없었어요. 현대 설비로는 연탄불과 가스레인지가 나와요.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이사' 항목, 국립민속박물관 한국의식주생활사전의 '입택고사', '이사', '솥', '화로', '밥솥' 항목과 한국민속신앙사전의 '입택고사', '솥' 항목,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의 밥솥, 요강, 화로, 집들이 뜻풀이에서 옮겼어요. 조회 시점은 2026년 10월 12일 오전 11시 13분에서 11시 15분 사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