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정비결이 맞느냐 안 맞느냐는 사람마다 답이 다를 거예요. 그런데 그 질문에 들어가기 전에 셀 수 있는 것이 하나 있어요. 결과의 개수예요.
결론부터 적을게요. 토정비결은 한 해에 서로 다른 결과를 144개 냅니다. 이건 해석이나 믿음의 문제가 아니라 곱셈이에요.
이 글은 칸 수만 다뤄요. 괘를 뽑는 순서와 144괘가 어떻게 구성되는지는 토정비결 보는법과 144괘 구성 쪽에 이미 정리해 두었으니, 여기서는 그 숫자를 나눗셈에 넣었을 때 무엇이 보이는지만 이어서 씁니다.
칸을 세는 세 자리
먼저 계산의 뼈대만 짚을게요. 세 자리 수를 구해 조합하는데, 각 자리가 나머지 연산이라 값의 개수가 고정돼요.
| 자리 | 나누는 수 | 나올 수 있는 값 |
|---|---|---|
| 상수 | 8 | 8가지 |
| 중수 | 6 | 6가지 |
| 하수 | 3 | 3가지 |
8 곱하기 6 곱하기 3이 144이고, 세 자리를 아무리 다르게 조합해도 145번째 결과는 존재하지 않아요.
눈여겨볼 자리는 마지막 줄이에요. 하수는 3으로 나눈 나머지라 값이 셋뿐입니다. 음력 생일이 1일인 사람과 4일인 사람과 7일인 사람이 이 자리에서 같은 값을 받아요. 생일이 다른데도 세 명 중 한 명꼴로 같은 칸에 들어갑니다.
사주와 나란히 놓으면
같은 방식으로 사주 쪽 칸 수를 세어 볼게요. 사주는 네 기둥을 쓰고 각 기둥이 가질 수 있는 값이 이렇게 돼요.
| 기둥 | 값의 개수 |
|---|---|
| 연주(태어난 해) | 60 |
| 월주(태어난 달) | 12 |
| 일주(태어난 날) | 60 |
| 시주(태어난 시각) | 12 |
60 곱하기 12는 720, 720 곱하기 60은 43,200, 여기에 12를 곱하면 518,400이에요. 손검산이 됩니다.
두 숫자를 나눠 보면 518,400 나누기 144는 정확히 3,600이에요. 즉 사주 쪽 칸이 토정비결 칸의 3,600배로 잘게 나뉘어 있어요.
이 비교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못박아 둘게요. 칸이 많은 쪽이 더 맞는다는 뜻이 아니에요. 칸 수는 정확도가 아니라 해상도예요. 두 방식이 사람을 얼마나 잘게 구분하는지가 3,600배 다르다는 사실까지만 말해 줍니다.
토정비결이 구조적으로 못 보는 것
칸 수를 세다 보면 자연히 따라오는 결과가 있어요. 입력으로 쓰지 않는 정보는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없다는 점이에요.
토정비결이 쓰는 입력은 셋이에요. 태어난 해와, 음력 생월과, 음력 생일이요. 그러니까 이렇게 됩니다.
- 태어난 시각이 들어가지 않아요. 같은 날 새벽에 태어난 사람과 밤에 태어난 사람의 결과가 같아요. 사주에서 시주가 한 기둥을 차지하는 것과 대비되는 자리예요.
- 양력 생일은 그대로 쓰이지 않아요. 음력으로 바꾼 뒤에 계산하므로, 양력 생일이 같아도 해마다 음력 날짜가 달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요.
- 태어난 곳이 들어가지 않아요. 지역에 따른 시차 보정 같은 것이 개입할 자리가 없습니다.
이건 토정비결의 흠이 아니라 설계예요. 음력 날짜 셋만으로 한 해의 흐름을 한 구절로 요약하려고 만든 방식이니까요. 조선 후기에 붓과 종이로 계산할 수 있어야 했다는 사정도 있고요. 다만 "나한테 꼭 맞는 말이 나왔다"는 느낌을 설명할 때는 이 구조를 같이 알아 두는 편이 정확해요.
같은 나이면 칸이 18개로 줄어요
여기가 곱셈을 한 걸음 더 밀었을 때 나오는, 가장 덜 알려진 부분이에요.
상수를 구하는 식을 다시 보세요. 나이와 태세수를 더해 8로 나눈 나머지예요. 태세수는 그 해에 고정된 값이니까, 한 해 안에서 상수를 바꾸는 것은 나이 하나뿐이에요. 그러면 이렇게 됩니다.
올해 같은 나이인 사람은 전원 상수가 같아요.
상수가 한 값으로 고정되면 남는 자유도는 중수와 하수뿐이고, 6 곱하기 3은 18이에요. 즉 같은 나이 사람들은 144칸이 아니라 18칸에 나뉘어 들어갑니다.
그 18칸에 나뉘는 기준도 생각보다 거칠어요.
| 자리 | 입력 | 칸 수 | 한 칸에 묶이는 범위 |
|---|---|---|---|
| 중수 | 음력 생월 12달 | 6 | 두 달씩 같은 칸 |
| 하수 | 음력 생일 30일 | 3 | 열흘씩 같은 칸 |
음력 12달이 6칸에 들어가니 두 달이 한 칸을 쓰고, 음력 30일이 3칸에 들어가니 열흘이 한 칸을 씁니다. 같은 나이에 음력 생일이 사흘 차이인 두 사람은 대체로 완전히 같은 구절을 받아요.
한국의 한 살 인구가 대략 60만 명 규모라고 보면, 18로 나누면 한 칸에 약 3만 3천 명이에요. 같은 나이에 생일이 며칠 차이인 친구와 결과를 맞춰 봤을 때 비슷하게 나오는 것이 신기한 일이 아니라 설계상 그렇게 되는 것이에요.
같은 결과를 받는 사람이 몇 명인가
칸이 144개라는 사실에서 바로 따라오는 계산이 있어요. 사람 수를 칸 수로 나누면 한 칸에 몇 명이 들어가는지가 나와요.
대한민국 인구를 약 5,100만 명으로 잡고 144로 나누면 한 칸에 평균 약 35만 명이에요. 여기에 한 가지를 더 얹어야 정확해요. 칸마다 인원이 고르지 않아요. 상수는 나이에서, 중수와 하수는 음력 날짜에서 오는데 출생일 분포가 균등하지 않으니 어떤 칸은 붐비고 어떤 칸은 한가해요.
이 숫자를 적는 이유는 토정비결을 깎으려는 게 아니에요. 같은 구절을 읽는 사람이 수십만 명이라는 사실을 알고 읽는 것과 모르고 읽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에요. 구절이 내 상황과 맞아떨어졌다면, 그 구절이 원래 넓게 적히도록 만들어졌다는 점을 같이 생각해 볼 수 있어요.
사이트마다 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세 자리
"정확도"를 물으실 때 실제로 겪는 문제는 대개 이쪽일 거예요. 같은 생년월일을 두 곳에 넣었는데 괘가 다르게 나오는 것이요. 그건 운세가 틀린 게 아니라 계산 규칙이 갈리는 자리가 셋이기 때문이에요.
첫째, 나머지가 0일 때를 어떻게 처리하는가. 8로 나눈 나머지는 0부터 7까지 나와요. 그런데 괘 번호는 1부터 8까지 쓰죠. 그래서 나머지가 0이면 8로 올려서 쓰는 관례가 있어요. 중수는 0을 6으로, 하수는 0을 3으로 올려요. 이 처리를 안 하고 0을 그대로 쓰면 없는 괘 번호가 나오고, 구현에 따라 다른 칸으로 흘러갑니다.
둘째, 나이를 무엇으로 세는가. 상수의 입력이 나이인데, 세는 나이와 만 나이가 한두 살 차이가 나요. 상수는 8로 나눈 나머지라 나이가 1만 달라도 칸이 완전히 바뀝니다. 2023년에 만 나이가 법적 기준이 된 뒤로 이 자리에서 갈리는 사이트가 늘었어요. 전통 방식은 세는 나이를 씁니다.
셋째, 윤달을 어떻게 세는가. 음력에는 같은 달이 두 번 오는 해가 있어요. 윤달에 태어난 사람의 생월수를 본달과 같게 볼지, 다음 달로 볼지가 갈립니다.
그래서 두 사이트가 다른 답을 줬다면 확인 순서가 이렇게 돼요. 같은 음력 날짜로 변환됐는지 먼저 보고, 나이를 어느 기준으로 넣었는지 보고, 윤달 여부를 보세요. 세 자리를 맞추면 대개 같은 괘로 수렴해요. 여기서 갈리는 것은 점괘의 문제가 아니라 산수의 문제입니다.
그럼 정확도라는 말은 어떻게 써야 하나
정직하게 정리하면 이래요.
첫째, 재현성은 확인할 수 있어요. 같은 생년월일을 여러 사이트에 넣어 같은 괘가 나오는지는 직접 검증할 수 있는 항목이에요. 여기서 결과가 갈리면 그건 운세의 문제가 아니라 음력 변환이나 태세수 표가 다른 것이에요. 사이트 두세 곳에 같은 값을 넣어 보면 금방 드러나요.
둘째, 적중률은 이 글이 재지 않았어요. 구절이 실제로 그 해에 맞았는지를 세려면 해석을 미리 못박고 결과를 사후에 채점하는 설계가 필요한데, 비유로 적힌 4언 절구는 그 채점이 사실상 불가능해요. 이 글은 그 시도를 하지 않았고, 하지 않았다고 적어 둡니다.
셋째, 해상도는 확인했어요. 144칸이라는 것이 이 글의 유일한 실측이고, 그것은 곱셈으로 누구나 다시 확인할 수 있어요.
토정비결을 직접 뽑아 보는 순서와 144괘 구조 자체는 토정비결 보는법과 무료 사이트 비교 쪽에 정리해 두었어요. 토정비결과 사주가 무엇을 다르게 보는지는 그 글의 비교 절에 함께 있어요.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덧붙일게요. 토정비결은 재미로 보는 세시풍속이에요. 이 글의 계산은 그 재미를 깎으려는 것이 아니고, 한 해에 칸이 144개인 도구를 그 크기에 맞게 쓰자는 이야기예요. 중요한 결정을 이 144칸 중 하나로 정하지 않으시길 권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