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산임수(背山臨水)는 뒤로는 산을 등지고 앞으로는 물을 내려다보는 땅의 모양을 가리키는 말이에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지세(地勢)가 뒤로는 산을 등지고 앞으로는 물에 면하여 있음」으로 풀었고,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배산임수' 항목은 이런 터를 「풍수에서 여기는 마을이나 건축 조영물이 들어설 이상적인 지형」으로 정의했어요. 같은 항목은 좋은 터로 여긴 까닭으로 외부에 잘 드러나지 않아 방어에 유리한 점, 일조량과 배수, 겨울 찬바람을 막는 뒷산, 땔감과 관개용수를 들고 「기후 · 지형 · 생업 · 생태적으로 좋은 여건을 갖추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선호되었다」고 적었어요.
다만 산과 물만 있으면 무조건 좋은 터로 본 것은 아니에요. 국립민속박물관 한국의식주생활사전 '배산임수' 항목은 산과 물이 조화롭지 않으면 풍수에서는 흉한 땅으로 본다고 적었어요. 이 글은 사전들이 적은 옛사람들의 생각을 옮길 뿐이에요. 배산임수 터가 운이나 건강, 집값을 바꾼다는 이야기도, 지금 집을 고르는 기준도 다루지 않아요.
이번에 연 자료는 표준국어대사전과 우리말샘의 뜻풀이,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배산임수'와 '풍수' 항목, 국립민속박물관 한국의식주생활사전의 '배산임수', '좌향', '풍수' 항목이에요. 모두 2026년 10월 13일 낮 12시 33분에서 12시 57분 사이에 원문을 받아 읽었어요.
배산임수 뜻, 사전 네 곳의 뜻풀이
뜻풀이는 사전마다 조금씩 달라요.
| 사전 | 뜻풀이 |
|---|---|
| 표준국어대사전 '배산임수' | 지세가 뒤로는 산을 등지고 앞으로는 물에 면하여 있음 |
| 우리말샘 '배산임수' | 뒤로는 산을 등지고 앞으로는 물을 바라보고 있는 지형 |
| 우리말샘 '배산임수-형' | 뒤로는 산을 등지고 앞으로는 물을 바라보고 있는 땅의 유형 |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배산임수' | 뒤로 산을 등지고 앞으로 물을 내려다보는 지세를 갖춘 터로서, 풍수에서 여기는 마을이나 건축 조영물이 들어설 이상적인 지형 |
| 한국의식주생활사전 '배산임수' | 뒤로 산을 등지고 앞으로 물을 내려다보고 있는 지형을 지칭하는 용어 |
뒤에 산, 앞에 물이라는 뼈대는 다섯 뜻풀이가 모두 같아요. 다른 점은 두 군데예요. 물과의 관계를 표준국어대사전은 「면하여 있음」으로 적었고, 우리말샘은 물을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두 백과류 사전은 물을 내려다보는 것으로 적었어요. 그리고 정의 문장에 풍수를 넣은 곳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하나예요. 의식주생활사전은 정의를 지형을 가리키는 용어로 짧게 두고, 풍수 이야기는 다음 단락인 개관에서 꺼내요.
배산임수 한자, 네 글자를 풀면
배산임수의 한자는 背山臨水예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배산임수' 항목의 개설은 「'배산(背山)'은 뒤로 산을 등지고 있다는 뜻이고, '임수(臨水)'는 앞으로 강, 시냇물, 연못 따위의 물을 내려다보거나 물에 닿았다는 뜻」이라고 풀었어요. 여기서 물은 강, 시냇물, 연못 따위로 적혀 있어요. 한국의식주생활사전 '배산임수' 항목은 임(臨)을 「바라보고 있다」는 뜻으로 설명했어요.
글자 하나를 바꾼 다른 이름도 여럿이에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이칭으로 여섯 개를 올렸고, 한국의식주생활사전은 네 개를 글자가 바뀐 까닭과 함께 적었어요.
| 다른 이름 | 바뀐 자리와 사전이 적은 까닭 | 적은 사전 |
|---|---|---|
| 배산면수(背山面水) | 바라본다는 임(臨) 대신 면하고 있다는 면(面) | 백과사전, 의식주생활사전 |
| 배산임소(背山臨沼) | 수(水) 대신 물이 모여 있는 소(沼) | 백과사전, 의식주생활사전 |
| 배산임락(背山臨洛) | 수 대신 물이 모여 흐르는 강의 뜻인 낙(洛) | 백과사전, 의식주생활사전 |
| 배산면락(背山面洛) | 면(面)과 낙(洛)을 함께 | 백과사전, 의식주생활사전 |
| 배산임계(背山臨溪) | 수 대신 계(溪), 까닭 설명은 없음 | 백과사전 |
| 배산면양(背山面陽) | 산을 음(陰)으로 보는 것에 대해 물을 양(陽)으로 보기 때문 | 백과사전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여기에 더해 산하금대(山河襟帶), 산수회포(山水回抱), 산수환포(山水環抱)도 같은 뜻으로 쓰이며, 형국의 크기와 지형 조건에 따라 달리 표현된다고 적었어요. 이 이름들 가운데 표준국어대사전과 우리말샘에 올라 있는 것은 산하금대 하나예요. 두 사전은 산하금대를 「산이 옷깃처럼 둘러 솟아 있고 강이 띠처럼 감돌아 있는 곳이라는 뜻으로, 자연의 요충지를 이르는 말」로 풀었어요. 표의 여섯 이름과 산수회포, 산수환포는 두 사전에서 찾아도 나오지 않았어요.
왜 좋은 터로 여겼을까, 두 사전이 든 까닭
두 사전이 든 까닭을 나란히 놓으면 이래요. 「적지 않음」은 그 항목에서 배산임수의 까닭으로 든 문장이 없다는 뜻이에요.
| 까닭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배산임수' | 한국의식주생활사전 '배산임수' |
|---|---|---|
| 겨울바람 | 터 뒤로 등지고 있는 산이 차가운 바람을 막아 줌 | 남향 가옥이라면 배산 조건이 겨울의 차가운 북서풍을 막고 집을 따뜻하게 해 줌 |
| 햇볕 | 터가 경사지고 앞으로 트여 일조량이 많고 양명함 | 적지 않음 |
| 물 빠짐 | 배수에 유리하고, 마을 앞 개천이 하수를 처리함 | 임수 조건은 빗물과 생활용수의 배수가 쉬워 택지로 적합함 |
| 땔감과 목초, 산나물 | 마을 뒷산에서 땔감과 목초를 수월하게 얻음 | 배산 조건이 땔감이나 산나물을 제공함 |
| 농사에 쓸 물 | 마을 앞 개천이 경작지에 관개용수를 제공함 | 하천 유역 주변 경지의 관개에 유리함 |
| 방어 | 산이 둘러싸 외부에 잘 노출되지 않음 | 적지 않음 |
| 여름바람 | 앞의 시냇물과 들판을 통해 시원한 바람이 들어옴 | 적지 않음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이 까닭들을 기후, 지형, 생업, 생태 네 갈래로 묶었어요. 그리고 목록 끝에 「배산임수는 삶의 체험으로부터 개념화되고 체계화된 것이며, 자연 속에서 인간이 취해 온 매우 구체적인 삶의 방식의 하나」라고 적었어요. 한국의식주생활사전도 같은 내용을 「생활과학 측면에서도 적합하였다」는 말로 시작했어요.
풍수와의 관계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개설에 따로 있어요. 「산이 많은 지형에 살고 있는 한국인들은 예로부터 마을이나 건축 조영물이 배산임수한 지형에 자리 잡고 있으면 그 터는 풍수가 좋다고 여겨왔다」는 문장이에요. 여기서 사전이 쓴 말은 「여겨왔다」예요. 앞의 표에 든 일조량이나 배수 같은 조건은 그대로 서술했지만, 풍수가 좋다는 부분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해 왔다는 기록으로 적었어요.
풍수에서는 왜 좋게 봤나, 『장서』의 한 구절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배산임수' 항목은 풍수에서 말하는 좋은 터를 「뒷산에서 흘러들어온 기(氣)가 모인 곳」이라고 적었어요. 기는 물을 만나면 움직이기를 멈추고 한곳에 모인다고 보았고, 그 근거로 『장서(葬書)』의 구절을 옮겼어요. 「기는 바람을 타면 흩어지고, 물을 경계로 하면 멈춘다. 옛 사람이 기를 모아 흩어지지 않게 하고, 기가 다니게 하다가 멈추고자 하여 이를 풍수라 불렀다.」 사전은 배산임수한 터를 「이러한 지세를 한 곳」이라고 했어요.
한국의식주생활사전 '배산임수' 항목은 같은 구절을 들고 다른 설명을 하나 더 붙였어요. 개관은 배산임수의 주거 원칙이 「산의 기운인 음陰과 물의 기운인 양陽의 조화」라는 풍수사상 측면에서 도출되었다고 적고, 뒷산에서 내려온 땅기운이 물을 만나 멈추니 배산임수 지형은 「음양이 조화된 장소」가 된다고 풀었어요. 앞에서 본 이름 배산면양도 산을 음으로, 물을 양으로 본 데서 나왔다고 백과사전은 적었어요.
풍수라는 말 자체의 풀이도 사전마다 결이 달라요.
| 사전 | 풀이 |
|---|---|
| 한국의식주생활사전 '풍수' | 바람을 갈무리하고 물을 얻는다는 뜻인 장풍득수(藏風得水)의 줄임말. 정의는 「터와 그곳에 거주하는 인간 사이에 길흉화복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주장」 |
| 우리말샘 '장풍-득수' | 풍수지리에서, 바람을 피하고 물을 구하기 쉬운 곳 |
| 표준국어대사전 '풍수-지리' | 지형이나 방위를 인간의 길흉화복과 연결시켜, 죽은 사람을 묻거나 집을 짓는 데 알맞은 장소를 구하는 이론 |
의식주생활사전은 장풍득수를 「바람을 갈무리하고 물을 얻는다」는 뜻풀이로, 우리말샘은 「바람을 피하고 물을 구하기 쉬운 곳」이라는 장소로 풀었어요. 그리고 의식주생활사전은 풍수를 정의하면서 「주장」이라는 낱말을 골랐어요.
『장서』를 누가 썼는지는 항목마다 다르게 적었어요
같은 『장서』를 두고 세 항목의 문장이 달라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배산임수'는 「곽박(郭璞, 276∼324)이 찬하였다고 하는 『장서(葬書)』」라고 한발 물러서 적었어요. 같은 사전의 '풍수' 항목은 「곽박(郭璞)이 쓴 『장서(葬書)』」라고 적고, 풍수라는 말이 이 기록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 정설이지만 「이미 그 이전부터 풍수라는 말이 쓰였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어요. 한국의식주생활사전 '풍수' 항목은 「풍수라는 용어는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풍수 고전 『청오경靑烏經』에 처음 등장한다」고 적었어요. 그래서 이 글은 『장서』를 곽박이 지었다고 전하는 책으로만 적고, 풍수라는 말이 처음 나온 책을 하나로 정하지 않았어요.
구절의 번역도 조금 달라요. 두 '배산임수' 항목은 「물을 경계로 하면 멈춘다」로,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풍수' 항목은 「물에 닿으면 머문다」로 옮겼어요. 백과사전 '풍수' 항목의 정의와 개설 대목은 풍수 식물 배치를 정리한 글에도 옮겨 둔 적이 있어요.
배산임수라고 다 좋게 보지는 않았어요
한국의식주생활사전 '배산임수' 항목은 「배산임수라고 하더라도 산과 물의 크기나 흐름 혹은 산과 물과의 거리 등에 적절한 조화와 균형이 없으면 풍수에서는 흉한 땅으로 본다」고 적고, 그 이유로 『명산론(明山論)』의 「음양(산과 물)이 조화롭게 만나지 않은 것을 사람들은 나쁜 땅이라고 한다」는 구절을 들었어요. 이어서 「이처럼 배산임수라고 해서 풍수에서 전부 좋게 보는 것은 아니지만 산악 지형이 많은 우리나라의 경우 전통마을 입지는 배산임수의 지형을 기본으로 선택하였다」고 정리했어요. 사전이 적은 순서는 이래요. 배산임수가 기본 조건이고, 그 안에서도 산과 물이 어울려야 풍수에서 좋게 봤다는 거예요.
같은 항목은 무엇이 먼저였는지에 대한 생각도 밝혔어요. 배산임수의 마을 입지가 「처음부터 풍수 논리로 선택되었다고 볼 수는 없을것」이고, 중요한 것은 삶의 경험에서 나온 입지 선택과 풍수사상의 입지 논리가 일치한다는 점이라고 했어요. 그 결과 조선 후기에 풍수사상이 유행하면서 마을 입지와 풍수 논리가 더 자연스럽게 결합되었다고 보았어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풍수' 항목도 비슷한 흐름을 적었어요. 「촌락 입지에서 배산임수 · 남면산록 같은 곳은 북반구 중위도 지역의 민족들에게 공통된 길지였다」고 하고, 우리 민족도 같은 지리관을 지녔지만 풍수지리의 확립된 이론 체계는 중국에서 들어온 것이 명백하다고 했어요. 다만 의식주생활사전 '배산임수' 항목의 개관은 앞에서 본 것처럼 이 원칙이 풍수사상 측면에서 도출되었다고 적어서, 터 고르기와 풍수 이론 가운데 무엇이 먼저인지는 한 항목 안에서도 한쪽으로 정리되지 않아요.
조선 문헌 세 곳에 남은 배산임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배산임수' 항목은 「배산임수한 지형은 이미 조선시대에 사람이 살기에 이상적인 터라고 언급되었다」며 세 사람의 글을 옮겼어요.
| 사람 | 책 | 백과사전이 옮긴 번역 | 백과사전이 붙인 이름 |
|---|---|---|---|
| 이산해(1539-1609) | 『아계유고(鵝溪遺稿)』 | 팔선대 인근 서촌의 「민가가 서로 마주하고 있는데 모두 배산임수하고 있으며 샘이 달고 땅이 기름지고 수목이 울창하고 곡식이 무성하여 매우 좋다」 | 배산임수 |
| 홍만선(1643-1715) | 『산림경제(山林經濟)』 | 「치생을 함에 있어서는 반드시 먼저 지리를 가려야 한다. 지리는 물과 땅이 아울러 통하는 곳을 최고로 삼는다. 그러므로 뒤에 산이 있고 앞에 물이 있으면 곧 훌륭한 곳이 된다」 | 배산면호(背山面湖) |
| 정조 | 『홍재전서(弘齋全書)』 | 「옛말에 일백 가구의 마을과 열 집의 저자라도 반드시 산을 의지하고 시내를 끼고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 의산대계(依山帶溪) |
이산해와 정조의 글은 민가와 마을을 두고 한 말이에요. 이산해의 글은 샘과 흙, 나무와 곡식을 함께 들었고, 홍만선의 글은 치생을 할 때 반드시 먼저 지리를 가려야 한다고 했어요. 백과사전은 홍만선과 정조의 글도 이산해의 글과 「같은 맥락」이라고 적었어요.
좌향, 배산임수 터에서는 산 쪽이 좌이고 물 쪽이 향
배산임수 이야기에는 좌향(坐向)이라는 말이 따라 나와요. 한국의식주생활사전 '좌향' 항목의 정의는 「나침반을 놓고 방위를 따질 때 뒤가 좌坐, 앞이 향向이 되고 배산임수일 때는 산이 있는 쪽이 좌, 수가 있는 쪽이 향이 되는 방위」예요. 같은 사전 '배산임수' 항목은 좌는 가옥의 뒷방향, 향은 가옥의 앞방향이고 출입문의 방향은 관계가 없다고 했어요. 전통가옥은 좌를 뒤의 높은 산 쪽으로, 향을 앞의 낮은 물 쪽으로 두었고, 이 원칙은 양반가와 민가, 어촌 가옥, 산사(山寺), 묘지도 마찬가지였다고 적었어요.
좌향을 풀이한 문장은 사전마다 조금 달라요.
| 사전 | 좌향 풀이 |
|---|---|
| 표준국어대사전 '좌향' | 『민속』 묏자리나 집터 따위를 등진 상태에서 정면으로 바라보이는 방향 |
| 한국의식주생활사전 '좌향' | 뒤가 좌, 앞이 향. 배산임수일 때는 산 쪽이 좌, 물 쪽이 향 |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배산임수' | 좌는 터에 건물이 앉는 방위, 향은 건물이 앞을 내다보는 방향 |
표준국어대사전은 좌향을 바라보이는 방향 하나로 풀었고, 의식주생활사전은 뒤와 앞 두 방위를 짝으로 봤어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배산임수한 터에 건물을 앉힐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이 좌향 잡기와 안대(案對)의 선택이라고 적었어요. 안대는 집 앞으로 바라보이는 산이고, 같은 마을의 집들이라도 안대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집마다 향을 달리한다고 했어요. 표준국어대사전 검색 결과 화면에 보인 안대(案對)의 뜻은 「두 사람이 마주 대함」이고, 집 앞의 산이라는 풀이는 그 화면에 없었어요.
방위를 얼마나 잘게 나누는지도 의식주생활사전 '좌향' 항목에 있어요. 360도를 24등분해 좌와 향을 따지는데, 4방위로 북좌남향인 집은 24방위로 자좌오향(子坐午向)이 된다고 해요. 4방위의 남향은 정남을 가운데 두고 좌우 45도씩 90도 범위지만, 오향은 좌우 7.5도씩 15도 범위라고 적었어요. 사전은 이렇게 좁힌 까닭을 「길흉 판단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했어요.
남향집과 배산임수가 부딪힐 때
한국의식주생활사전 '배산임수' 항목에는 남향집 이야기가 길게 나와요. 사람들이 전통적으로 남향집을 선호한 까닭으로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햇볕이 깊숙이 들어와 따뜻하다는 점을 들었어요. 그러면서 「남향집에 살려면 3대가 적선積善해야 한다」는 속담을 소개하고, 산의 지세향이 먼저 남향이어야 집의 좌향도 남향이 되니 아무나 남향집에 살기가 쉽지 않았다는 뜻으로 풀었어요.
그래서 산의 지세향이 북향이면 배산임수에 맞춘 집은 북향집이 돼요. 사전은 전통 관점의 가옥 입지가 남향집보다 지세향의 배산임수를 앞세웠기 때문에 남향이 아닌 집도 많았다고 적고, 북향집의 예로 인촌 김성수 생가를 들었어요. 산의 지세향이 북향인데도 집을 남향으로 앉히면 배산임수가 아니라 배수임산(背水臨山)이 된다고 했어요. 집의 뒤가 물처럼 낮고 앞이 산처럼 높아지는 배치라는 거예요. 배수임산은 표준국어대사전과 우리말샘 검색에서는 나오지 않았어요.
이 항목은 1980년대에 본격화된 대단위 신도시 개발로 배산임수의 주거지 원칙과 좌향 원칙이 무너졌고, 아파트의 좌향을 가능하면 전부 남향으로 배치했다고 적었어요. 끝에는 이 원칙이 지금은 적용될 수 없는 논리인지, 아니면 「빗나간 남향신화南向神話」로 인한 무원칙의 주거지 논리인지 새로운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썼어요. 같은 항목의 개관은 이 주거 원칙이 「현대까지 지속적으로 유지되어 왔다」고 적었으니, 한 항목 안에 두 문장이 함께 있는 셈이에요.
다른 나라에도 있던 터일까
두 항목이 이 물음에 답한 범위가 달라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풍수' 항목은 배산임수와 남면산록 같은 곳이 「북반구 중위도 지역의 민족들에게 공통된 길지」였다고 적었어요. 한국의식주생활사전 '배산임수' 항목은 더 넓게 「서구를 포함하여 전 세계의 주거지 선택 원칙」이라고 하고, 특별한 경우나 평지 지형을 빼면 가장 일반화된 주거지 유형이 배산임수 지형이라고 했어요. 앞의 것은 북반구 중위도로, 뒤의 것은 전 세계로 범위를 잡았어요. 의식주생활사전 항목에는 이 말을 뒷받침하는 조사 수치가 따로 적혀 있지 않아요.
의식주생활사전은 이 원칙이 풍수 논리 차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통마을의 주거 조건을 연구한 지리학, 건축학, 민속학 연구 결과에서도 똑같이 제시된다고 했어요. 시대 흐름도 적었는데, 구석기시대 동굴 주거와 신석기시대 물가 주거를 거쳐 청동기시대 구릉지역과 철기시대 산밑에 정착한 이후 현대까지 이어졌다는 서술이에요.
기록을 읽을 때 짚어 둘 것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배산임수' 항목은 2012년에 이상해가 집필했고 최종수정은 2022년 12월 9일이에요. '풍수' 항목은 1995년에 최창조가 집필했고 최종수정은 2026년 8월 27일이에요. 두 항목 모두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다는 안내가 붙어 있어요.
- 의식주생활사전 '배산임수' 항목의 참고문헌에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배산임수'(1991)가 있어요. 지금 화면의 백과사전 항목은 2012년 집필본이라, 그 1991년판과 같은 글이라고 할 수는 없어요.
- 두 '배산임수' 항목은 같은 책을 참고했어요. 백과사전과 의식주생활사전 모두 김두규의 『풍수학사전』(2005)을 참고문헌에 올렸고, 의식주생활사전 '풍수' 항목의 집필자도 김두규예요. 그래서 여러 항목이 비슷한 말을 하는 것을 서로 다른 조사가 같은 결과를 냈다고 읽으면 곤란해요.
- 의식주생활사전의 세 항목 가운데 '배산임수'는 김기덕, '좌향'은 조인철, '풍수'는 김두규가 집필했어요.
이 글이 확인하지 않은 것
- 배산임수 터에 살면 건강이나 집값이 달라진다는 문장은 이번에 읽은 '배산임수' 두 항목에 없었어요.
- 『아계유고』, 『산림경제』, 『홍재전서』, 『장서』, 『명산론』의 원문은 열지 않았어요. 사전이 옮긴 대목만 적었어요.
- 국립민속박물관 검색은 제목만 찾아요. 배산임수, 임수, 배산으로는 '배산임수' 한 항목, 좌향으로는 '좌향' 한 항목이 나왔고, 장풍, 득수, 안대로는 나온 항목이 없었어요. 본문에만 배산임수가 나오는 다른 항목은 보지 못했을 수 있어요. 함께 받은 '비보풍수', '자생풍수' 항목 본문에는 배산임수라는 낱말이 없어서 인용하지 않았어요.
- 좌향 항목의 나침반 놓는 법과 방위별 길흉 판단은 옮기지 않았어요.
- 이사 날짜와 방위는 이 글에서 다루지 않았어요. 집을 옮길 때의 옛 풍속은 이사 때 밥솥을 먼저 들이는 이유를 사전 기록으로 정리한 글에 있어요.
정리하면
- 배산임수 뜻은 뒤로는 산을 등지고 앞으로는 물을 내려다보는 지형이에요. 표준국어대사전은 물에 「면하여 있음」으로 풀었고, 우리말샘은 물을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두 백과류 사전은 물을 내려다보는 것으로 풀었어요.
- 한자는 背山臨水이고,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배산을 산을 등진 것, 임수를 강, 시냇물, 연못 따위의 물을 내려다보거나 물에 닿은 것으로 풀었어요. 다른 이름으로 백과사전은 이칭 여섯 개를 올리고 산하금대, 산수회포, 산수환포도 같은 뜻이라고 적었고, 의식주생활사전은 네 개를 적었어요.
- 좋은 터로 여긴 까닭으로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방어, 일조량, 배수, 겨울바람을 막는 뒷산, 여름바람, 땔감과 목초, 하수 처리, 관개용수를 들었어요. 의식주생활사전은 겨울 북서풍, 땔감과 산나물, 배수, 관개를 들었어요.
- 풍수 쪽 설명은 『장서』의 「기는 바람을 타면 흩어지고, 물을 경계로 하면 멈춘다」는 구절과 산은 음, 물은 양이라는 조화예요. 『장서』의 저자와 풍수라는 말의 첫 출전은 항목마다 다르게 적혀 있어요.
- 의식주생활사전은 배산임수라도 산과 물이 조화롭지 않으면 풍수에서는 흉한 땅으로 본다고 적었어요.
- 좌향은 배산임수일 때 산 쪽이 좌, 물 쪽이 향이에요. 산의 지세향이 북향이면 배산임수에 맞춘 집은 북향집이 된다고 의식주생활사전은 적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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